본문 바로가기

신종플루, 캐나다 악수 문화를 바꾸다 이 글을 쓰려고 자료를 찾았더니 신종플루(H1N1) 때문에 캐나다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섰습니다. 토론토가 속해 있는 온타리오 주에서만 61명입니다. 비상사태이자 패닉상태인 것은 분명한데 소란스럽지는 않습니다.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의 표정도 평소와 다름없습니다. 신문에서만 보았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은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신문에 나오는 것은 백신을 두고 벌어지는 별 이상한 일들, 이를테면 병원 이사회의 멤버들, 의료진도 아닌 것들이 백신을 먼저 맞았다는 것, 건강하기 이를데없는 하키선수들이 먼저 맞았다는 것 등등입니다. 언론이 호들갑을 떠는 대신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사를 차분하게 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접종이 미뤄졌던 3~9세 학교 어린이들에.. 더보기
친일파와 빨갱이, 누가 더 나쁜 놈일까 어제 어느 인기 블로그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나보다 조금 더 들어 보이는 중년 남성 두 사람이 백주대낮에 대학 정문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영상을 보았다. 처음 만난 듯 보이는 두 사람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속설을 신봉하는 듯 상대방의 말에는 요지부동, 오로지 자기 말만 늘어놓았다. 그 말에는 원색적인 육두문자가 섞여 있었다. 생명부지의 두 사람, 각기 한 가정의 가장이요 자식을 키울 법한 두 사람이 벌건 대낮에 장터 투전판도 아닌 대학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우습고, 또 한편으로는 슬퍼 보였다. 블랙코미디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보였는데, 두 사람을 뜯어 말리던 사람이 친일파 편을 드는 사람을 보고 진짜 이렇게 말했다. "왜 자꾸 이래요? 지금 1박2일 찍어요?" .. 더보기
이광기는 참 큰 사람이다 배우 이광기씨가 어린 막내 아들을 신종 플루로 잃었다는 소식은, 이역만리 이곳에서도 애를 끓게 하는 뉴스입니다. 3주 전 캐나다 토론토 인근에서 13세의 건강한 백인 소년이 이광기씨의 아들처럼 단 며칠 만에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소년은 평소 하키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건강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처지에서 이광기씨 부부의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에 공감이 갑니다. 동료 연예인들이 문상을 가서 오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비록 친구의 자식이지만 바로 자기 일처럼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광기 아들, 타미플루 투약 시기 놓쳤다'와 같은 기사가 나오는 등 의료진의 늦은 대응 때문에 석규군이 사망하지 않았나 하는 책임론 같은 것들이 불거지는 분위기에.. 더보기
캐나다 주택에 사는 괴로움 오늘, 이번 가을 들어 처음으로 낙엽을 치웠습니다. 큰 낙엽 봉지로 6개가 나왔습니다. 6개면 그리 많은 분량이 아닙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수십 봉지씩 치워야 하는 집들도 있습니다. 우리 앞집이 그러한데, 마당에 아름드리 큰 나무 두 그루가 여름이면 깊고 '씨원한' 그늘을 제공하지만 가을만 되면 동네의 천덕꾸러기로 변신합니다. 그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온 동네를 쓸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앞마당에 쌓인 나뭇잎도 앞집 나무들에서 바람에 날려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서울에서야 당연히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주택에 살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기 전까지 주택에 살기는 했으나 서울의 그 주택은 캐나다와는 완전히 다른 집이었습니다. 지금의 집에 살기 시작한 지 어언 4년째. 이제는 어느 정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