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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아들이 준 '자작곡' 생일 선물 4월20일은 저의 생일이었습니다. 외국에 산다고 하여 가족의 생일이 한국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습니다. 미역국 먹고,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케익에 꽂힌 촛불을 훅 불어끄고, 박수치고 하는 평범한 세레머니가 이어지지요. 올해 저의 생일은, 하필이면 어른도 아이들도 가장 분주한 월요일이었습니다. 명색이 가장이자 아빠의 생일인데 오후가 되어 학교에서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평소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예년에 축하를 받아도 심드렁했던 터여서 '뭐, 대순가?' 하고 대범하게 넘어가기로 했으나 저녁이 되니 조금씩 서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올해에는 카드 한 장도 못 받는 거야, 뭐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가게에서 아내와 교대를 하면서 불만을 약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 더보기
'천황발언' 신해철, 롹 정신 '지대로' 구현하다 롹커 신해철이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에게 "천황 밑에나 가지"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나는 이 기사를 인터넷 뉴스를 통해 읽고 한참 웃었다. 이민살이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만드는, 오랜만에 웃어보는 속 시원한 웃음이었다. 신해철은 2009년 대한민국의 '유일한' 롹커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오직 신해철 한 사람만이 속이 탁 터지는 웃음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내지르는 예인은 한국에 없다. 롹이라고 하지만 껍데기만 롹일 뿐 롹커 행세 하는 대다수의 가수들은 인기 몰이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저 쇠고기 수입에 성난 대중의 뒤에 숨거나 따라다니며 기껏해야 그 대중을 선동, 위무, 찬양하는 노래나 부르는 정도이다. 나는 한국에서 롹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더보기
부활절 뉴욕 여행(2)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본 그림 가운데 하나. 모네인지, 마네인지 헛갈린다. 다리 아래에 핀 수련. 아이들을 꼬시고 또 꼬셔서 데려갔는데, 더 지루해 하기 전에 얼른 나와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남들과 갈 때 늘 먼저 하던 대로, 2층 왼쪽 끝방부터 보기 시작한다. 그곳에 고흐, 고갱, 마네, 모네, 르느와르 등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잔뜩 모여 있기 때문이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만큼은 못해도 인상파 화가의 그림은 왠만큼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인상파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내가 좋아하는 18세기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도 몇 점 눈에 띈다. 복도에서 작은 규모로나마 로댕의 조각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저게 이야"라고 눈도장이라도 찍어두라고 했다. 그리고는 뛰다시피 한국관으로, 중국관으로.. 더보기
부활절 뉴욕 여행(1) 캐나다의 부활절 휴일은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부활절 금요일'이라 하여 우리 말로 성금요일이 휴일이고, 연이는 토요일과 부활절인 일요일은 원래가 휴일이다. 특이한 점은 월요일이 '부활절 월요일'이라 하여 휴일이라는 사실. 다 쉬는 건 아니고 초중고교와 관공서, 은행 정도가 문을 닫는다. 아이들이 나흘간 학교를 가지 않으니 이 기간에는 프로그램을 잘 짜서 멀리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작년, 재작년에는 미국 제이피크와 레이크플래시드로 각각 스키여행으 다녀왔는데, 늘 김상현씨네와 함께였다. 상현씨가 수소문해서 숙소 등속을 모두 예약했었다. 작년에는 워싱턴의 이흥환 선배네를 불러올리고, 토론토를 방문한 나의 형까지 합세하여 올림픽이 열린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재미나게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상현씨가 에드먼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