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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선> 기자라면 "열받아 디지겠다"(거시기하다 2편) 어제 올린 글을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부러 생각했다기보다는 그냥 하루 종일 문득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만일 기자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불현듯 일었습니다. 언론사 가운데 만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곳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아마 저라면 뒤집어졌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열받아 '디졌을 것입니다.' (비속어를 써서 죄송합니다. 이 표현만큼 적절한 것을 찾기가 어렵군요.) 외통수입니다. 이래도 열받아 죽고, 저래도 뚜껑열려 뒤지겠습니다. 먼저, 김대중 주필이 설파한 '모함'에 대해여. "어떤 넘이 감히 건드려"라는 분노가 터져나올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기자들은 자존심이 강합니다. 강한 자존심이 없다면 기자 자격이 없다고까지 할 정도입니다. 한국 사회.. 더보기
캐나다에서 보아도 조선일보는 참 거시기 하다 외국에서 만 7년째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아무리 한국 뉴스를 들여다 보아도 이상하게도 시각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합니다. 진보적 성향을 유지하려면 한 사회를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일단 환경은 되지 않고 능력 또한 새로 생길 리 없습니다. 하여,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외국에 사는 평범한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갖게 마련입니다. 저 또한 한국에 살았더라면 작년의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에서 제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곳에서 저는, 제 주변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더불어 그 촛불시위에 대해 냉소적이었습니다. 그것도 대단히 냉소적이었습니다.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삼았.. 더보기
김연아와 신정아 뉴스는 닮은꼴이다 며칠전 1년6개월 동안 감옥에 갇혀 있던 신정아씨가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구치소 앞으로 기자들이 잔뜩 몰려갔습니다. 그 가운데 "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를 되짚어본 기자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들 대신 생각을 해봅니다. 신정아씨가, 학력 위조를 하여 교수 자리와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자리까지 차지해서? 그 학력 위조 파문이 나라를 들썩이게 해서? 노무현 정부의 고위 관료인 변양균씨와 부적절한 관계여서? 미술관 공금을 유용해서? 생각을 아무리 이어나가려 해도 신씨와 직접 관련하여, 기자들이 출소하는 데까지 우루루 몰려나갈 이유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입니다. '신정아 본인 혹은 본인이 지은 죄와 상관없이 터무니 없이 부풀려진 사건이어서...' 본인이 지은 죄와 상관없다니?.. 더보기
캐나다에서 열린 격조 높은 국악의 향연  홍보 기간 2주일. 체감온도 -25도. 연말(12월21일). 게다가 많은 이들이 교회 출석 때문에 다른 활동을 꺼리는 크리스마스 직전의 일요일. 이 정도 조건이면 공연을 둘러싼 최악의 상황이다. 는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열렸다. 그러나 토론토의 한국 음악 애호가들은 눈보라를 동반한 칼바람을 무릅쓰고 토론토 노스욕 중앙도서관 콘서트홀로 찾아왔다. 이곳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고급스러운 국악 공연인 데다,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국악과 양악의 격조 높은 협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외국 땅에서 우리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인 일이지만, 이날 동서양 정상급 연주자들이 해금과 어쿠스틱 기타, 해금과 피아노의 협연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은 60여 청중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뜻깊은 송년 선물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