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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문학

원칙주의자 김영희 PD가 원칙을 깼으니... 한국 연예에 관한 글을 쓰고 싶지 않은데 또 쓰게 됩니다. 과거 김영희 PD를 여러 차례 인터뷰한 인연이 있고, 또 그의 감각이 탁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이는 최근 라는 '탈락' 프로그램으로 인해 홍역을 치렀고 본인이 가장 먼저 탈락하는 비운을 맛보았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김영희 PD만큼 스타성을 가진 이는 별로 없습니다. PD로서 그렇다는 겁니다. 그가 가진 힘이라는 것은 단단한 도덕성과 원칙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서 웃음과 그 웃음을 넘어선 교훈을 얻게 한다는 것입니다. 원칙 자체가 고답적이기는 하지만 그 답답함을 웃음과 눈물로 덮어가면서 분명한 자기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영희 PD는 원칙주의자입니다. 원칙을 지켜도 아주 완고하게 지키는 타협을 모르는 원칙주의자입니다. 그런 그가.. 더보기
리영희의 <대화>, 그 절절한 감동 고1 때였을 겁니다. 광화문 새문안교회 마당에서 박동규라는 친구가 무슨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평소에 친하지도 않았던 그 친구와 왜 그곳에 갔는지, 그 친구는 왜 그런 책을 보여주었는지 기억에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책 제목은 기억에 뚜렷이 남습니다. . 그 친구는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대학에 가서 재미있는 줄 알고 그 책부터 샀습니다. 재미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자의 저작들이 중국과 베트남에 관한 내용들이어서, 물론 넓게 보면 한반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기는 했으나, 에둘러 생각하고 읽기에, 마음이 좀 다급했습니다. 게다가 정밀한 분석서들이어서 읽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이 그랬듯이 등 리영희 선생 저작물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사두기는.. 더보기
외국에서 보니, 이은미가 권리세 뽑은 이유 따로 있다 지난주 토요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에, 영광스럽게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모두 130명의 학생(외국인 4명 포함)이 참가했는데, 원고를 부모가 써줬건 부모가 죽으라 하고 연습을 시켰든 간에 저마다 한국말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더랬습니다. 이와 비슷한 감동을 저는 요즘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받습니다. 이라는 가수 선발 프로그램에 참가한 재일교포 권리세라는 아이를 통해서입니다. 그 아이는 탈락의 위기에서 여러 차례 구제되어 마지막 라운드에까지 진출했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고, 또한 전문적 식견을 가진 사람들 또한 워낙 많은 까닭에 권리세의 최종 라운드 발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리가 많다고 듣습니다. 특히 정 아무개라는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은미가.. 더보기
가수 모독 좋아하시네 ! 라는 프로그램이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는 모양입니다.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바빠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나 다른 곳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정엽 이소라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이 노래하는 것은 보았습니다. 김건모와 백지영이야 예전부터 워낙 노래 잘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고, 직접 확인한 바도 있으니, 안봐도 비디옵니다. 노래 중간에 자료 화면 때문에 끊기건 어쨌건 최고 실력파 가수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고 즐겁습니다. '아니, 내가 왜 이짓을?' 하는 듯하면서도 가수들은 역시 프로들답게 최선을 다하고, 동료들을 격려하고 즐기고 칭찬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오늘 어느 기사를 보니, 이들의 선배 가수인 조 아무개라는 자가 "예술에 대한.. 더보기
세시봉 콘서트, 30년을 기다려 보다 한국에서 설 특집으로 방송된 세시봉 콘서트 두 편을 막 끝마쳤습니다. 1970년대 중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요를 듣기 시작했는데(들리는 것을 들은 것이 아니라 찾아들었다는 의미에서), 그때 처음 들은 노래가 바로 이들이 부른 것들이었습니다. 당시 송창식은 유일하게 살아남아서(1975년 포크와 록 음악을 작살낸 대마초 파동으로부터) 가왕의 자리에 올랐으나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는 사라졌고, 조영남은 공부하러 미국으로 사라졌습니다. 김민기 곡으로 철퇴를 맞은 양희은은 이주원과 만나 를 부르던 시절이었습니다. 1974년 무렵 을, 마이크를 달랑 거리며 부르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장희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1978년 잠시 컴백했으나 그것은 사랑과평화에게 를 주며 프로듀싱한 것이었고 무대에서는 모습을 감추었습.. 더보기
디즈니월드에서 확인한 인문학의 힘 플로리다 올랜도에 다녀왔다.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약 5,500km. 워싱턴으로, 앨러바마의 오번으로 돌아 내려갔다가, 올라올 때는 내슈빌과 디트로이트를 거쳐 캐나다의 원저로 국경을 넘었다. 직선 코스로 바로 내려가는 것보다 1,500km 정도 더 돌아다닌 셈. 5,500km를 뛰고도 끄떡없었던, 마지막 하루 타이어에 굵은 못이 박혀 펑크가 났어도 공기만 채우고 시속 140km로 이틀씩이나 달려준 애마에 우선 감사하고... 과연 듣던 대로 압도적이었다. 볼거리가 너무 풍성하여 짧은 시간에 무엇을 보아야 할지, 어떻게 보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다. 디즈니월드가 가장 바쁘다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 몰랐다. 작년 같은 시즌에 다녀온 친구의 말이, 작년에는 줄서는 일이 .. 더보기
강운구를 다시 보다 지난번 사진가 강운구 선생에 관해 길게 쓴 적이 있다. 그때는 라는 전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썼던 터라, 을 절반밖에 읽지 못했더랬다. 오늘 비로소 이 책을 다 읽었다. 저자 후기까지 보고 나니, 세상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다. 나름대로 사진가 강운구를 남들보다는 조금 더 안다고 생각했으나 내가 아는 강운구는 강운구의 10분의 1쯤이나 될까 말까 하다. 작가로서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을 사진이 아닌 글로 보인 셈인데, 그의 작품을 보는 듯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결국 당신의 사진하는 자세와 방법론을 피력한 그동안의 글을 거의 모은 책이다. 나는 나의 대학 은사이신 강성욱 선생님을 도처에서 떠올린다. 두 분의 가장 큰 공통점은 후학들에게 늘 "기본에 충실하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는 것이다.. 더보기
후학들에게 왕창 찍힌 사진가 강운구 어제 토론토 지하철 속에서 책을 읽다가 포복절도할 뻔했다. 유머집을 본 것도 아니고, 배꼽 빠지게 하는 소설을 본 것도 아니다. 제목만으로도 왠만한 사람은 어렵고 지겹고 답답해서 첫 장을 넘기기 싫을 책이다. 바로 이 책이다. 사진에 관해 논(論)한 책인데, 이상하게도 사진 한 장 들어 있지 않다. 심지어 책만 냈다 하면 도그나 카우나 다 넣는 필자 얼굴 한 장 들어 있지 않다. 표지는 저렇게 멋대가리 없는 명조체 글씨와 고딕체 한문, 그리고 출판사 로고뿐이다. 저것도 멋이라면 멋이겠으나 별로 멋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내 하고 싶은 대로 말하자면, 멋대가리라고는 더럽게 없는 좀 웃기는 표지이다. 요즘 시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본문에 들어가면 더 웃긴다. 여백도 없이 그저 빽빽한 글뿐이다. 꼭지의.. 더보기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이끼로 환생한 까닭은? 뉴욕에서 작가 장홍선씨를 만났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자동차를 타고 북동쪽으로 1시간30분을 달렸다. 뉴헤이븐. 작고 아담한 도시. 토요일 오전이어서 거리는 한산했다. 눈에 띄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 보였다. 세계 최고의 명문인 ‘예일대의 공부벌레들’이다. 장씨의 개인전은 예일대 근처 ‘아트스페이스’(3월23일~5월1일)에서 열리고 있었다. 오렌지스트리트 50번지. 길 모퉁이에 위치한 이 갤러리 역시 아담했다. 그러나 작은 도시에 있는 큰 대학 예일처럼, 갤러리의 ‘포스’가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주었다. 아트스페이스는 비영리갤러리로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아티스트들로 하여금 지적 도발을 감행케 한 터전이었다. 아트스페이스에 나온 장씨의 작품은 넉 점. 모두 설치작품이었다. 그.. 더보기
그 사이에 '임정희'라는 가수가 있었군요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나, 외국에 살면 한국 실정을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하여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이제는 이렇네, 저렇네 하지 못합니다. 말했다가는 삼돌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삼돌이 짓을 좀 해보고 싶습니다. 우연히 임정희라는 가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는 꽤나 이름을 알린 것 같은데, 이곳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2006년께 MBC에서 추석 특집으로 젊은 가수들을 출연시켜 트로트를 부르게 하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어쩌면 그렇게들 노래를 잘 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임정희와 바비킴이 압권이었습니다. 임정희를 유튜브에서 뒤졌더니, 노래가 귀에 익었습니다. 누가 준 CD에 노래를 잘 하.. 더보기
타블로의 학력이 뭐길래? 요 며칠 한국 뉴스에서 눈에 들어온 아이템 하나가 타블로라는 한국 뮤지션의 학력 논란이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타블로의 '고학력'에 대해 누가 의문을 제기했는데, 당사자가 의문을 제기한 그 누구를 고소했고, 그것으로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옐로우 페이퍼들이 "왜 학력에 관한 의문을 적극적으로 분명하게 밝히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는 내용이다. 2라운드에서는 어느 발빠른 옐로우가 미국의 인증 기관에 의뢰를 하여 '사실'임을 확인한 것으로 이 건은 종치고 막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참 이상도 하다 싶다. 명문대학 졸업장을 이용하여 대학교수가 된다든가 하는 일을 저질렀다면야 심각하게 문제를 삼을 만도 하다. 아니 마땅히 문.. 더보기
작가 김수현, 대한민국을 엄히 꾸짖다 이곳에서 한국 드라마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여러 번 썼기 때문에 이제 다 아실 터이고…. 드라마 가운데서도 작가 김수현의 것은, 내게 좀 각별합니다.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김수현 드라마는 거의 빼놓지 않았습니다. 내가 본 그의 초기 작품은 등입니다. 빼먹은 것은 2년 전인가, 김상중과 김희애가 바람 피는 내용이었습니다. 미화하는 것도 아니고 합리화하는 것도 아닌데 보기가 좀 '거시기'했습니다. 요즘 제주도에 사는 대가족을 그린 에도 보기에 따라 좀 민망한 관계가 나옵니다. 민망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편견일 그런 관계 말입니다. 바로 동성애에 관한 것입니다. 대가족의 그 잘나고 매너 좋은 장남이 바로 동성애자입니다. 그가 만나는 애인 또한 참 잘 난 인물입니다.  나는 작가 김수현이 이 두 사람.. 더보기
혼자 보기 아까운 북한 여가수 노래 유튜브에 들어갔다가 또 빠져들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가수인데 노래가 대단합니다. 기타 실력도 그러하지만 단순한 노래에 담은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애절합니다. 노래할 때의 표정이 죽여줍니다. 성도 이름도 모릅니다. 북한 가수라고는 전혜영과 리경숙 정도만 알았고, 장르 또한 트로트 외에는 들어본 바 없습니다. 전혜영이 노래를 아무리 잘 한다 한들 전형적인 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수는 다릅니다. 발라드라 해야 할지 앤카 풍의 트로트라 해야 할지 노래 자체를 북한의 전형적인 풍이 아니라, 자기 식으로 잘 풀어냅니다. 참 순수하여 감동적입니다. 기타 실력도 수준급입니다. 시인 기형도가 부르면 비슷한 감정으로 부르겠다 싶은 노래입니다. 풍경으로 보아서는 어느 회의 석상에 나와 잠시 쉬는 시간.. 더보기
반복되는 일상은 그 자체로 예술 뉴욕이든 토론토든 북미지역 어느 도시에서도 남녀를 불문하고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많아도운전 못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그 불편함은 고스란히 비운전자의 몫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살며 작업하는 작가 이가경은 운전면허증이 없다. 집에서 작업실까지 걸어 다니고, 두 아이도 걸어서 등하교시킨다.집과 자녀들 학교와 작업실이 모두 걸어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 그는 그 불편한 걷기를 뉴욕에서 즐긴다. 세계 최첨단 도시에서 작업하면서,보기 드물게 아날로그형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바로 그 아날로그형 삶의 성격과 형식은 그의 작업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최첨단 도시’에서의 ‘걷기’처럼, 첨단 디지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애니메이션 속에서의작.. 더보기
기자 초년병과 지망생에게 필독서 2권 한국에 너무나 짧고 굵게 다녀온 탓인지 아직도 비몽사몽입니다. 새벽에 잠을 깨고 또 자도 낮에는 졸립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온 탓인지, 모국의 시간이 내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갔을 적에 사진가 강운구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강선생님을 뵌 까닭에 대해서는 따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늘 그러셨듯이, 강선생님은 내게 책을 주셨습니다. (창작과비평사) 나온 지 한참되어 알 만한 분들은 다 아시리라 믿습니만, 나는 저 책을 한국 방문중에 끼고 살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부터 손에서 뗄래야 뗄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잡지사, 나아가 언론사에 끼친 한창기씨의 업적을, 저 분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목소리 혹은 시선을 통해 조명하는 '잡지' 형식의 단.. 더보기
캐나다에서 바라 본 제주올레와 서명숙 (토론토=성우제) 블로그를 함께 하는 김상현씨가 메일을 하나 보내왔습니다. 서명숙 선배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더니 답장이 왔다고 했습니다. 반가운 김에 전화를 했더니, 예의 그 큰 목소리로 "야, 우제야"라며 단박에 목소리를 알아맞췄습니다. 2002년 뜻한 바가 있어 그녀가 토론토로 2주간 '정신적 망명(정치적 망명이 아닙니다)'을 단행한 이후 잠시나마 처음 나눠본 대화입니다. 1989년 5월 한 직장에서 처음 만나 꼬박 13년 동안 지지고 볶으며 한솥밥을 먹은 사이여서 지금도 나에게 "우제야"라고 서슴없이 이름을 부릅니다. 서명숙 여사의 애초 별명은 '맹숙 언니'입니다. 맹하다고 맹숙이 아닙니다. 이름을 코믹하게 만들어 그렇고, 맹렬하다고 맹숙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정치부 여기자 1호를 기록하더니 그 맹렬.. 더보기
아이패드를 계기로 본 '웹 2.0' 시대의 책 읽기 (세인트 앨버트 = 김상현) 신문과 방송, 무엇보다 웹에서 큰 호기심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플의 아이패드(iPad)가 지난 1월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애플은 거의 언제나 언론과 일반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데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 왔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반의 높은 관심이 언론의 집중 조명 때문인지, 아니면 본래부터 애플의 종교적 추종자들이 워낙 많아 언론이 애플에 유달리 관심을 보이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비슷하다). 아이패드가 어떤 모양일 것인가로부터 어떤 기능들을 갖출지, 사양은 어떤지, 심지어 그 전략은 무엇일지 등 온갖 추측과 억측과 기대와 풍문이 난무했다 (미국의 권위지 '애틀랜틱 먼슬리'의 웹사이트중 하나인 애틀랜틱 와.. 더보기
'호밀밭의 파수꾼'과 'The Catcher in the Rye' 사이의 아득한 거리 - J.D. 샐린저를 추모하며 (세인트 앨버트 = 김상현)캐나다로 이민 올 때 싸들고 온 책중 하나가 J.D. 샐린저(J.D. Salinger)의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 이덕형 교수의 번역으로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다. 너도나도 좋은 책이라 합창하고, 북미지역 중학생들의 필독서라 하기에 읽어봤다. 하지만 왜 그렇게 좋은 책이라고 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럼에도 싸들고 온 이유는, 다시 한 번, 너도 나도 '불후의 명작'이라고 하기에... 그러다 원본을 사서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이른바 '걸작'으로 분류되는 영문학 소설을 하나둘 읽어보자는 거창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영어로 읽고 감동의 쓰나미에 휩쓸린 여세를 몰아 서점에서 뽑아든 게 이 책 'The Catcher in the Ry.. 더보기
우리는 왜 종종 비이성적이고 멍청한 선택을 하며 부화뇌동 하는가? 출간일: 2008년 6월 출판사: 브로드웨이 북스(Broadway Books) 포맷: e북(eBook), 224페이지 화일 크기: 241 KB ISBN: 0385526776 (세인트 앨버트 = 김상현) "문제: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은 무엇인가?" (A) 달 (B) 태양 (C) 화성 (D) 금성 출연자인 앙리는 심각한 얼굴로 뚫어지게 질문과 답을 바라보았다. 긴장된 표정이었다. "천천히 생각해 보시고 답변해주십시오." 사회자가 너스레를 떨었다. "객석에 물어보겠습니다." 앙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관객 여러분, 출연자를 위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은 무엇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가입니다. 답을 아시면 적으시고, 모르시면 기권해주십시오. (A) 달 (B) 태양 (C) 화성 (.. 더보기
클래식 음악계의 '작은 거인' 토마스 크바스토프 (세인트앨버트 = 김상현) 토마스 크바스토프(Thomas Quasthoff)의 목소리로 말러의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Des Knaben Wunderhorn, 1999)를 듣는다. 당대의 최고 메조 소프라노인 안네-소피 폰 오터가 듀엣으로 나오고,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베를린 필이 반주를 맡았다. 크바스토프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고 서정적이면서도 카리스마에 넘친다. 벨벳처럼 아름다운 목소리, 섬세한 감정 표현, 교과서처럼 정확하고 선명한 발성, 마치 숨쉬듯 자연스럽게 넘실대는 리듬감, 희로애락 감정의 변화가 절절하게 생동하는 톤, 오케스트라와 오래된 연인 사이처럼 기막히게 끌고 당기고 채며 일구는 화음, 이음매가 느껴지지 않는 절묘한 타이밍...이보다 더 기막힌 말러가 또 있을까! 그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