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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문학

MBC 욕심이 '선덕여왕' 망쳤다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계속 쓰는 것이 좀 거시기하기는 합니다. 곁에서는 "한국 드라마 이야기 좀 그만 쓰라"고 합니다. 그래도 해온 이야기이고 또한 올해 한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졌던 작품이니 나도 '쫑'을 내기는 내야겠습니다. 한국 시간보다는 조금 늦게 오늘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보았습니다. 미실이 죽고나서부터 이걸 더 왜 하나 싶었으나 압도적인 파워가 사라진 자리에서 고만고만한 힘들이 치고 받는 재미도 쏠쏠하기는 했습니다. 도톨이들의 싸움 또한 때로 관전하는 재미가 작지 않았습니다. 오늘 마지막회를 보니, 그 관전의 재미는 순전히 연기자들의 열연에서 나왔습니다. 이야기는 지리멸렬하고 말도 안되는 쪽으로 흘러가는데도 계속 보게 하는 힘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 더보기
세계적인 휴머니스트 김영희 PD  (토론토=성우제)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일명 일밤이라는 MBC 예능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요즘은 워낙 드라마에 꽂힌 터라 예능은 잘 보지 않았는데, 일밤을 다시 보게 된 까닭은 다름아닌 김영희 피디 때문입니다. 이민을 오기 전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연예인은 최진실이었고,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피디는 김영희였습니다. 당시 영국 유학을 다녀왔다는 그는 얼굴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몇년 전 '칭찬합시다'를 찍을 때는 검은 얼굴에, 검은 뿔테 안경, 구렛나루에 가까운 수염, 그리고 푹 눌러쓴 모자 등으로 몹시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쌀집아저씨라는 별명은 바로 이같은 외모와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그를 만났을 때는, 얼굴이 위와 같이 깨끗하고 맑아보였습니다. "어, 많이 변하셨네요?"라는 말에 그.. 더보기
시인이 되어 나타난 중3짜리 펜팔 소녀 (토론토=성우제) 3개월 전쯤 한국으로부터 이곳 토론토로 책 2권이 도착했습니다. 아래의 책들입니다. 이 먼 곳에까지 책을 보내준 이는 필자인 정지원입니다. 그림에 관한 책과 장편동화를 동시에 출간했다고 합니다. 필자는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와 같은 시집을 펴냈으나, 시집 속에 실린 시 한편으로 더 유명해진 시인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시에 가수 안치환이 곡을 붙여 노래를 불렀지요. 정지원 시인을 처음 만난 것은 내가 대학 3학년 때인 1984년이니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당시 정지원은 중3 여학생이었습니다. 그때 1년여 만들어진 인연이 지금까지 이렇게 이어져온 것입니다. 나이가 스물, 서른을 넘기면 7년 차이가 별것 아니지만 대학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엄청난 차이가 .. 더보기
소니 리더 v. 아마존 킨들: 디지털 시대의 책 읽기 (에드먼튼 = 김상현) 제가 구독하는 일간지 글로브앤메일(Globe and Mail) 토요일치(12월5일치) 경제면에 소니의 통광고가 실렸습니다 (아래 사진). '표지만 보고 e북을 판단하지 말라'(Don't judge an ebook by its cover)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표지만 보고 그 책을 평가하지 말라는 고래의 진리에다 'e'자 하나 더했습니다. 소니는 그 말이 얼마나 멋있고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독자인 제가 볼 때는 '표지만 봐서는 소니 리더가 아마존 킨들보다 못하다'라고 자인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광고 본문에 '소니 리더의 디자인이 더 낫다'라는 언론의 리뷰까지 실어놓은 것을 보면 그런 의도는 결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만... 저는 요즘 소니 리더 (더.. 더보기
전자책 시대의 글 쓰기, 혹은 글 읽기 - 돈 들릴로의 경우 돈 들릴로(Don DeLillo, 사진)의 책을 한 권 갖고 있습니다. Underworld라는 책입니다 (아마존의 검색창에 무턱대고 underworld만 입력했더니 3류 뱀파이어 영화 DVD만 좌르륵 나옵니다. 앗 뜨거!). 언론의 극찬을 보고 나서 덜컥 산 책입니다. 우선 8백쪽이 넘는 그 방대한 분량에 주눅이 들었고, 몇 페이지 들춰보다가 그 영어의 높디 높은 벽에 짓눌리고 말았습니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책꽂이 안으로 밀어넣은 게 벌써 10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은 아직까지 한 권도 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언론의 리뷰와 보도를 통해 그의 명성은 계속 확인받아 왔습니다 (위키피디아). 그와 함께, 제가 그 이름만 듣고 아직 책 한 권 못읽어 본 '좋은 작가'로는 조너선.. 더보기
구글의 '길거리 보기'로 찾아본 내 일터, 내 동네 - 그리고 오웰의 '감시사회' 구글의 '길거리 보기'(Google Street View)에 드디어 에드먼튼과 그 부근 지역이 포함되었습니다 (일간지 '에드먼튼저널'의 보도: Google Street View lands in Edmonton). 어젯밤 그 기사를 읽고 내가 다니는 직장과 동네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제가 다니는 직장, 앨버타 교육부가 들어 있는 108번가 건물입니다. 세입자중 하나인 IBM의 표지판이 보입니다. 커서를 이용해 걸어가듯 주의회사당 쪽으로 사진을 쭉 진행시켜 봤습니다. 공사 현장이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 의사당 근처가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중이거든요. 그래서 어렴풋이, 아하, 몇달 전에 찍은 사진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직장 동료에게 물어보니 지난 여름에 구글의 카메라 자동차가 .. 더보기
미실 빠지니 선덕여왕 훨씬 더 재미있네  (토론토=성우제)이곳 토론토에서도 "미실이 빠진 후 선덕여왕을 보지 않는다"는 시청자가 속출했습니다. 미실의, 미실에 의한, 미실을 위한 드라마가 선덕여왕인데 더이상 무슨 재미로 보느냐는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한류가 외국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마당에,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떠할까 하는 것은 이제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습니다. 한국 대중문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드라마에 대한 반응은 한국과의 시차조차 거의 없습니다. 토론토에서도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누구라 해도 미실이 빠진 것을 두고 "김샜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대를 않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선덕여왕이 솔솔 재미나더니, 내 눈에는 미실의 죽음이라는 분기점 이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분기점 이전에는, .. 더보기
말[言語], 사회의 변화를 읽는 한 창 (에드먼튼=김상현) 말, 또는 언어가 사회의 변화를 드러내는 한 신호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그 말과 언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지요. 엇, 이런 말이 이렇게 널리 쓰이네, 라고 깜짝 깜짝 놀라곤 하는데, 바로 그 때가 말의 변화, 더 나아가 그 사회의 변화를 표나게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봅니다. 12월입니다. 연말이 되면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리스트'(list)입니다. 올해의 좋은 책 10선(혹은 20선, 100선), 올해의 기억할 만한 사건 사고 10가지, 올해의 히트 상품 50가지, 올해의 인기 영화 10선,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 10명 등등 그 목록을 열거하자면 숨이 다 가쁠 지경입니다. 제가 그중 상대적으로 더 관심을 갖는 리스트는 말입니다. 2009년에 가장.. 더보기
뉴욕 무한도전의 무한한 촌스러움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에 가서 뭘 찍었다는 뉴스가 인터넷만 열면 떴고, 해당 도시가 다름 아닌 뉴욕이어서 그 프로그램의 1편을 어제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보았습니다. 타블로의 형인가 누가 자기 블로그인지 홈페이지에다가 "촌스러운 짓 했다"고 써서 욕을 많이 본 모양입니다. 저는 그가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썼는지 관심도 없고, 그가 말하는 촌스러움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무한도전 팀을 비판하려 하기보다는, 한국이 내가 사는 토론토를 포함해 전세계에 얼마나 많이 알려져 있나 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무한도전 팀이 바로 그같은 점을 잘 모른다는 것이 바로 촌스럽다는 것인데, 그것은 비단 무한도전 팀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자기네들의 달라진 위상을 잘 모르는 것 같습.. 더보기
사진 예술의 위대한 힘을 보라! (토론토=성우제) 서울에서 발간되는 미술 전문지 '월간미술' 12월호에 게재될 예정인 사진가 이명호씨에 대한 원고를 쓰다가 작품에 꽂혔습니다. 바로 아래의 작품입니다. 작가에 따르면, 한강 둔치에서 찍은 나무라고 합니다. 평원 위에 외로이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일 뿐인데 광목을 뒤에 놓고 사진을 찍으니 완전히 다른 나무로 변신합니다. 아주 단순한 '개입' 하나만으로 바로 저 나무를 하늘과 산과 대지를 배경으로 하는 '우주의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또 이 작품은 어떻습니까? 저는 이 사진을 보면서 추사 김정희의 를 떠올렸습니다. 고고한 선비의 추운 시절의 심경을 드러내는 것이 라면, 이명호의 저 나무는 현대판 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캔버스 위에서 자연의 주인이 되어 보는 이의 춥고 서늘한.. 더보기
내 평생의 족쇄 영어, 그리고 영어 배우기에 대한 단상 (김상현-에드먼튼) 빨간來福(티스토리)이라는 분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영어 배우기에 대한 일련의 글을 읽게 됐습니다. 공감되는 대목이 참 많았습니다. 영어가 우리 한국인에게는 영원히 끝마칠 수 없는 숙제로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도 만났습니다. '영어' 하면 그와 연관지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들이 '공부' '연습' '배우기' '연수' '못하면 사회에서 성공 못한다' 같은 것들입니다. 한국 신문들에서 새 내각명단을 발표할 때 몇몇 장관에게 칭찬처럼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라고 토를 달아놓은 것도 생각납니다. 한국만의 슬픈 현실일까요? 영어, 영어, 영어,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그 언어를 익히는 데 한 재산 쏟아붓고 한 탓인지, 한국의 정치, 사회 계에서 그 전문 분야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영어.. 더보기
'인터넷의 순간들 10선' 글쓴이 : 김 상 현 미국에 '웨비상'(Webby Award)이라는 게 있습니다. 국제디지털예술및과학아카데미(International Academy of Digital Arts and Sciences)라는 기관에서 만든 상인데요, 해마다 웹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나 이벤트, 웹사이트 등을 뽑아 상을 줍니다. 인터넷을 잘 모르는 이들이 아직 더 많았던 1996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제법 권위가 있어서, 몇몇 사이트들은 이 상을 받으려고 문머리에 "우리 사이트를 웨비상 후보로 올려주셔요"라는 문구를 그려넣기도 합니다. 올해의 수상작 후보들을 12월18일까지 받습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좀 특이한 웨비상이 발표되었는데요, 그 주제가 '지난 10년간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터넷의 순간.. 더보기
우리는 왜 뱀파이어와 좀비에 열광하는가? 글쓴이 : 김 상 현 이번 주말, 뱀파이어 영화 '뉴문'(New Moon)의 개봉을 앞두고 전세계의 뱀파이어 팬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 영화를 포함하는 '트와일라잇'(Twilight) 4부작의 팬이라고 해야 맞을까요? 아무튼 뉴문이 이번 주말의 북미 영화판을 석권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오히려 관심사는 그렇게 긁어모을 돈의 액수가 얼마나 될까에 집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자연스럽게 떠올린 질문 하나는 '도대체 왜 사람들은 저토록 뱀파이어에 열광할까?'입니다. 사실 이 의문은 뱀파이어를 넘어 좀비, 위어울프, 라이켄 같은 괴물, 혹은 몬스터들로 확대됩니다. 우리는 왜 뱀파이어 영화, 좀비 영화만 나오면 시쳇말로 '사족을 못쓰'고 영화관을 달려가는 것일까요? 이때 그 영화가 별점을.. 더보기
'코리언-아메리칸' 정체성 드러나다 '월간미술' 2009년 9월호에 실린 원고로, 2PM 재범군 사건이 나기 전에 쓴 글입니다. 이민 가정의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그 극복 과정 등에 관한 내용이어서 "양키 고 홈!"이라는 극단적인 비난을 퍼부은 이들에게 코리언-아메리칸의 정신적 입장을 설명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 8월5일 141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따라 북한을 빠져 나온 유나 리 기자는, 캘리포니아 버뱅크공항에 도착한 뒤 머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를 했다. 전형적인 한국식 인사였다. 유나 리를 잘 몰랐던 한국 사람들도 그 인사 하나만으로 그녀가 한국인임을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외국 생활을 아무리 오래 한다 해도 한국 사람의 몸에는, 이렇게 한국식의 그 무언가가 몸에 배여 있.. 더보기
읽던 책 덮고 "똥꽃"부터 보세요  최근 '위대한 책'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물건너 오는 책 모두가 다 귀하고 소중한 것이겠으나, 작년 친구 안찬수가 보낸 책 보따리에 섞여 있던 이 책을 요즘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부모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한들, 우리네 마음 한 구석에서 어른들은 '노인네'로 격하되기 일쑤입니다. 사회는 물론 집안의 모든 것은 젊은 사람들 위주로 움직입니다. 대학 준비생을 둔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자녀를 중심으로 생활의 모든 질서가 짜일 것입니다. 나아가 어른이 요즘 드물지 않게 발병하는 알츠하이머(치매)에라도 걸리면 그때부터 어른은 인격을 가진 어머니,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환자'로 변합니다. 사람으로서 산다기보다는 그저 생명만 이어가는 셈입니다. 제가 이 책에서.. 더보기
불법 DVD로 <해운대>를 보았습니다 캐나다에 벌써 영화 의 불법 DVD가 나돈다는 내용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주변 한국 사람들을 돌아보니, 역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 많은 이들이 보았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떠서 돌아다닌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상영중인 영화를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입니다. 불법 DVD로 보지 않는 것이 정석이겠으나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플레이어에 넣고 보니 해적판은 역시 티를 확 풍겼습니다. 화면이 선명치가 않습니다. 선명치가 않을 뿐더러 스케일이 큰 장면의 그 스케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다고 하나,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보면 장관이겠다 싶은 장면이 여럿이었습니다. 나름의 감상평은…. 야구가 투수 노름이듯이 영화는 역시 시나리오 노름입니다. .. 더보기
캐나다에 벌써 영화 <해운대> 불법 DVD가... 오늘 영화 불법 DVD를 보았습니다. 토론토의 어느 한국 식품점에 갔더니, 한국 영화 DVD를 복제 판매하는 코너의 맨앞에 나와 있었습니다. 9월1일자로 한국 경찰청이 불법 유출 경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는데,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불법 DVD로 유통되는 것을 보니 확산을 막기란 이제 불가능해 보입니다. 불법 DVD를 DVD 플레이어에 넣어보았습니다. 불법은 정품에 걸려 있는 '코드'마저 없습니다. 한국에서 온 정품은 플레이어에서 작동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식은 죽 먹기보다 쉽습니다. 왠만한 것은 유튜브에 올라 있고 각종 관련 사이트마다 방영된 지 5~6시간만 지나면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뉴스까지 다 보여줍니다. 그 사이트들은 한국의 영상물을 이용해 광고료를.. 더보기
미수다 베라 사건을 보면서 전여옥을 떠올리다 한국 문화에 대한 비판을 책에 담았다 하여 한국 인터넷의 도마에 오른 의 베라 '사건'을 지켜보면서 전여옥 의원(이하 직함 생략)이 쓴 책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15년 전, KBS 도쿄 특파원을 지낸 전여옥은 도쿄에서의 취재 활동과 생활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을 분석한 책 를 펴냈다. 그 책은 한국 서점가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300만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지금도 한국 야구가 일본을 이기면 '일본은 없다'는 기사 제목을 붙일 정도이니 그 반향이 얼마나 컸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터이다. 그 책이 초베스트셀러가 된 까닭은 '일본 때리기'에 올인하면서 한국 독자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는 전여옥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며, 그녀의 오늘이 있게 만든.. 더보기
미실의 편이 되어 '선덕여왕'을 보라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는 드라마 이 바다 건너 캐나다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방영한 지 서너 시간만 지나면 시청할 수 있으니, 한국에서의 인기가 캐나다에서도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외국에 살다보니 한국 드라마에 더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순전히 인터넷 덕에 단 한 편도 빼놓지 않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조롭기 그지 없는 외국생활에서 한국 드라마는 청량제입니다. 캐나다에 사는 중국 필리핀 등의 외국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에 거의 넋을 빼앗기다시피 하는 판국이니, 더빙도 자막도 필요로 하지 않는 우리로서는 복 받았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입니다. 이곳 시간으로 오늘 천명공주가 독화살을 맞고 죽었습니다. 동굴 속에서 덕만이 우는 장면은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실감이 났습니다. 문.. 더보기
시원한 타이거JK, 답답한 백지연 TVn이라는, 외국에 사는 나에게는 생소한 채널의 라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보았다. 얼마전 에 나왔던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의 노래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휴일 저녁 적당한 볼거리를 찾다가 발견한 프로그램이다. 당시 유재석에게 곡을 주어 한판 신나게 놀았던 타이거JK는, 거칠고 험할 것이라는 힙합에 대한 선입견을 단박에 깼다. "힙합에 대해 모르는 이들도 타이거JK를 알게 되면 힙합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백지연의 발언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나도 이름으로만 듣던 드렁컨타이거의 음악을 처음으로 찾아듣게 되었으니까. 에서 한 곡을 만들고 부르는 타이거JK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유연함'이었다. 그는 분위기에 맞게 밝고, 건강하고, 명랑하게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오늘 백지연과의 인터뷰를 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