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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제

한국 청년들이 운영하는 토론토 유명 커피점 몇달 전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어떤 분이 내게 커피 한 봉다리를 사다주었다."요즘 뜨는 곳이래." 바로 내려서 맛을 보니, 중간 볶기여서 시큼했지만 맛이 범상치 않았다. 며칠 지나 딸이 말했다."아빠, 애글린턴에 좋은 커피점이 있는데 한국 사람이 주인이래." 급관심. 찾아보니 바로 나왔다. 드멜로. http://hellodemello.net/contact/내가 받은 커피와 이름이 똑같은 집이었다. 신기했다. 그러던 중에 페이스북에서 친구신청을 받았다.노주희라는 분. 더 신기하게도 내가 궁금해 하던 바로 그 커피점의 로스터라고 했다. 많이 궁금했다. 어떤 커피점이길래 나한테까지 소문이 들릴 정도로 잘 할까, 노주희씨는 어떤 연유로 그곳에서 로스터로 일할까. 딸한테서 브런치를 대접받은 '아버지 날.. 더보기
나홀로잡지 '창간 이유서'와 한의사 김제곤 그냥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계기는 '등하교 차 태워주기'에서 내가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사실. 둘째 아이 유치원 시절부터 시작해 12학년까지, 무려 14년이다. 등하교 시킬 때는 몰랐는데, 막상 그 의무 혹은 과제에서 벗어나고 보니 기분이 묘했다(첫째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좀 길다.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것임). 생각해 보시라. 비가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그것은 좀 심하게 말하면 사람을 묶는 사슬이다. 그 사슬에서 십수년 만에 풀려난 느낌이 어떻겠는가. 해방감에 들떠서, 그럼, 이제 얽매이는 하나에서는 확실하게 놓여났으니, 이참에 어디 하고 싶은 일 하나 찾아볼까? 하는 마음을 가졌더랬다. 물론 생업은 따로 있으나, 하나에서 벗어난 김에, 다른 하나에 나를 구속시키.. 더보기
'환빠'님들, 이집트 한 번 다녀오시면 좋겠는데... 1997년 9월 이집트 출장을 다녀왔었다. 현지에서 18일 동안 고대 이집트 유적을 훓어보는 꿀출장(ㄱ고생은 해도). 북쪽 끝 알렉산드리아(서쪽) 및 삼각주(동쪽)에서 시작해, 최남단 아부심벨까지 3,0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우리는 나일강 바로 옆 도로를 타고 내려갔었다. 고대 이집트 유적이 나일강 양안 사막에 흩어져 있으니까. 사진기자 백승기 선배와 나는, 여행사 차량 운전기사 사이드와 안내를 한다며 따라나선(우리가 원하지 않았는데) 슈슈와 더불어 유적지로, 유적지로 들어갔었다. 참, 김성이라는 성서고고학자도 있었다. 남쪽 종착지인 아부심벨 람세스2세 신전 앞에서. 뒤에 보이는 것이 그 유명한 람세스2세 신전이다. 아스원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가 국제적으로 돈을 거둬서 물 바깥.. 더보기
내 기자 스승 안병찬 "기자는 왜 기자인가, 어떻게 기자여야 하는가" *아래의 글은 2016년 여름에 나온 졸저 『딸깍, 열어주다』(강)에 수록된 내용이다. 그는 철저한 현장주의 기자, 엄혹한 트레이너였다 ‘안깡.’ 지금까지 수많은 별명을 들어보았지만 이만큼 강렬하고 독창적인 것은 없었다. 간결하고 명료하고 발음도 똑 떨어진다. 별명의 주인을 떠올리면 순도 100퍼센트이다. 두 글자에 성격, 습성, 말투, 이력, 이미지 등 주인공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다. 긍정적, 부정적 느낌도 적절하게 섞여 있으니, 그분을 아는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그리 부른다. 그분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말이다. ‘별명의 전당’이 있다면 최고 자리에 놓일 작품이다. 얼마 전 내 또래 옛 동료가 그분 앞에서 “안깡께서~”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내놓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나는 놀랐다.. 더보기
제주올레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팁 16개 19코스 조천만세동산에서 바닷가로 나가는 길. 앞에 배낭을 메고 가는 올레꾼의 모습이 근사해서 찍었더니 '스토리텔링 제주올레' 표지로 채택되었다. LA에 사는 이형렬 선생이 며칠 전 페이스북에 긴급 질문이라며 이렇게 물었습니다. "제주도 올레길을 따라 걸어서 다 돌려면 대략 짧게 며칠, 길게 며칠이 걸리나요?" 제주올레길이 생겨난 지 벌써 7년이 넘었고, 그동안 외국에 사는 내가 가서 완주를 할 만큼 국내외에서 유명해졌으니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올 만큼 나왔다고 봅니다.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꼭 필요한 맞춤형 답을 구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선생 질문에 댓글을 적다 보니, 이야기가 자꾸 길어지면서 이런 정보는 좀 널리 공유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싹트는 봄 기운과 더불어 올레길 걸으러 .. 더보기
제주올레 완주기 '폭삭 속았수다'를 쓴 이유 제주올레 완주기 『폭삭 속았수다』가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지난 한 주, 새로 나온 책을 맞으러 한국에 갔다가 캐나다 토론토 집으로 막 들어온 참입니다. 강출판사에서 책을 냈는데 총 490쪽에 이릅니다. 컬러 사진을 많이 쓰고 편집도 좋습니다. 강출판사의 솜씨를 믿고 기대하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치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책이 나온 지금, 캐나다에 사는 내가 왜 이 책을 썼나를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열흘 동안 한국에 다녀오면서 몸이 몹시 피곤합니다. 제주올레길을 걸으러 갔던 작년 5월이라고 몸이 지금보다 피곤하지 않을 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425km나 되는 길을 어떻게 다 걸었으며, 20일 동안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또 어떻게 글로 적었나 하고 책을 보면서 나 스스로 조금 놀랐습니다.. 더보기
외씨버선길 책이 나왔습니다 한겨레출판에서 책이 나왔습니다. 책 소개를 참 잘 썼네요. 편집을 한 한겨레출판 김윤희씨가 쓴 듯 한데... 성우제 에세이. 캐나다 '촌놈'이 타향살이 10년 만에 '어머니 품' 같은 외씨버선길에 안겼다. 국내의 대표 청정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의 옛길 240킬로미터를 그곳에서 평생 살아온 '오래된' 마을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복원해 힐링 로드로 부활시킨 곳이다. 원(源) 「시사저널」 창간 멤버로 입사해 13년 동안 기자로 일했던 지은이는 개발의 수혜를 비켜간 외씨버선길에서 생애 첫 동무와 함께 걷다, 홀로 걷다, 어머니를 닮은 마을 어르신과 냉수 한 사발의 데이트도 즐겼다. 제 몫을 다해 장엄하게 전사한 경운기와 낡은 이정표까지 자연의 일부로 품어 안았다는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만나는 .. 더보기
커피 광의 커피 장인 탐방기 '커피머니 메이커'(김상현 서평) 커피 광의 커피 장인 탐방기 '커피머니 메이커'읽기 2012/10/20 21:52책을 고맙게 받은 지 넉 달이 넘어서야 되잖은 독후감을 쓴다. 책의 발신지는 토론토다. 지은이 성우제 씨는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지금 나오는 짝퉁 말고 진짜 시사저널. 그 시사저널은 지금 '시사IN'이 되었다)의 선배이자, 토론토에서 가장 가깝게 지낸 이웃이고 친구이고 선배였다. 지금도 토론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성선배와 그 가족이다 (성우제 선배의 블로그는 여기). 성선배는 커피 광이고 전문가다. 거의 매주 주말이면 당신 댁이나 우리 집에서 만나 한주일의 회포를 풀곤 했는데, 커피는 그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자 소통의 매개체였다. 당신 댁에서 만날 때와 우리 집에서 만날 때, 커피의 맛은 하늘과 땅이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