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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진박을 노예로 만든 죄인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은 한국에 들어올 때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 소개된 그는, 당시 문화부 기자였던 내 눈에는, 처음부터 '천재'는 고사하고 '바이올리니스트'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천재'는 팔아먹기 위한 광고 카피로 이용되었을 뿐이다. 비극은 그가 진짜 천재였고, 많은 천재들이 그러한 것처럼 세상을, 더군다나 한국을 너무 몰랐다는 점이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를 따뜻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믿었을 것이다. 나는 그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텔레비전으로 연주를 보았던 것 말고, 개인적으로 두 가지의 간접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유진박을 인터뷰한 후배 기자가 그에게 한마디로 '뻑갔다'. 기사를 그렇게 쓰면 안되는데도 칭찬을 하느라 입에 침이 말랐다. 줄리.. 더보기
40대 중반, 2개월에 5kg을 빼다  오늘 아침 5마일을 뛰고나서 체중계에 올랐다가 '좋아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2~3주째 요지부동이던 75kg의 눈금이 73kg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하긴 75kg을 돌파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술자리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뛰는 것이 좋은지, 이틀 연속 뛰었더니 저울의 눈금은 정확하게 73을 가리켰습니다. 저울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어 저울에서 내려오니 눈금은 분명 0이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달리기에 취미를 들인 이래, 이렇게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든 것은 처음입니다. 달리기를 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담배를 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금연을 하면 몸무게가 6kg 정도 갑자기 불어납니다. 살도 뺄겸, 피 속에 들어 있는 니코틴도 땀으로 뺄겸 하여 달리기를 하였으나, 금연.. 더보기
공지영이 '부채386'보다는 낫겠다  며칠 전 토론토에 후배 한 명이 느닷없이 나타났다. 바쁜 출장 일정 중에 2시간 정도를 빼 밤잠 줄여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씨원한' 캐나다 맥주가 이야기 중간중간 끼여 있었고…. 한국의 새로운 소식과 분위기를 전하는 후배의 말 가운데 '부채 386'이라는 용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386이라는 용어에 대해 이제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용어를 혐오한다. 첫번째 이유는, 386세대 전체가 마치 변혁 세력인 양 포장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그 세대의 대표를 '80년대 학번' 곧 대학생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출신이 아니면 최소한 386이라는 용어에서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작고한 문학평론가 이성욱이 일찍이 지적한 바다). 어쨌거나 '부채 386'이라는 용어.. 더보기
국회 망신, 국제 망신  속된 말로 쪽팔려서 살 수가 없습니다. 캐나다 최대 일간지 는 7월23일자 8~9면에 걸쳐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진 난투극을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극적인 사진 3컷까지 첨부했습니다. 이 장면은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진기명기입니다. 의장석을 향해 개구리처럼 뛰어 올라갔다가 밀려나질 않나, 남성 여성이 편을 갈라 '레슬링'을 하지 않나, 차마 돈 안내고 보기에는 미안한 광경입니다. 초등학교에서도 벌어지지 않을 아주 희안하고 엽기적인 풍경입니다. 미디어법의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미디어법을 밀어붙이려는 여당이나, 반대하는 야당이나 조국과 겨레의 장래를 위해 처절하게 투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야가 간과한 것은, 미디어법이 아무리 중요한 법이라고는 하나, 이런 사진 한 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