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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보아도 조선일보는 참 거시기 하다 외국에서 만 7년째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아무리 한국 뉴스를 들여다 보아도 이상하게도 시각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합니다. 진보적 성향을 유지하려면 한 사회를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일단 환경은 되지 않고 능력 또한 새로 생길 리 없습니다. 하여,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외국에 사는 평범한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갖게 마련입니다. 저 또한 한국에 살았더라면 작년의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에서 제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곳에서 저는, 제 주변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더불어 그 촛불시위에 대해 냉소적이었습니다. 그것도 대단히 냉소적이었습니다.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삼았.. 더보기
김연아와 신정아 뉴스는 닮은꼴이다 며칠전 1년6개월 동안 감옥에 갇혀 있던 신정아씨가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구치소 앞으로 기자들이 잔뜩 몰려갔습니다. 그 가운데 "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를 되짚어본 기자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들 대신 생각을 해봅니다. 신정아씨가, 학력 위조를 하여 교수 자리와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자리까지 차지해서? 그 학력 위조 파문이 나라를 들썩이게 해서? 노무현 정부의 고위 관료인 변양균씨와 부적절한 관계여서? 미술관 공금을 유용해서? 생각을 아무리 이어나가려 해도 신씨와 직접 관련하여, 기자들이 출소하는 데까지 우루루 몰려나갈 이유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입니다. '신정아 본인 혹은 본인이 지은 죄와 상관없이 터무니 없이 부풀려진 사건이어서...' 본인이 지은 죄와 상관없다니?.. 더보기
캐나다에서 열린 격조 높은 국악의 향연  홍보 기간 2주일. 체감온도 -25도. 연말(12월21일). 게다가 많은 이들이 교회 출석 때문에 다른 활동을 꺼리는 크리스마스 직전의 일요일. 이 정도 조건이면 공연을 둘러싼 최악의 상황이다. 는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열렸다. 그러나 토론토의 한국 음악 애호가들은 눈보라를 동반한 칼바람을 무릅쓰고 토론토 노스욕 중앙도서관 콘서트홀로 찾아왔다. 이곳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고급스러운 국악 공연인 데다,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국악과 양악의 격조 높은 협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외국 땅에서 우리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인 일이지만, 이날 동서양 정상급 연주자들이 해금과 어쿠스틱 기타, 해금과 피아노의 협연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은 60여 청중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뜻깊은 송년 선물이.. 더보기
교통딱지 받고 웃음이 절로 나와? 지난 목요일 캐나다 토론토는 부활절 연휴 전날이어서 몹시 붐볐다. 특히 다운타운에서 고속도로를 타는 쪽으로 오르는 퇴근 혹은 '행락' 차량이 많다. 대신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는 반대 차선은 거의 텅 비다시피했다. 토론토 시내의 일반 주행속도인 60km를 믿고 여유만만 운전하는데, 커브를 돌자마자 경찰이 툭 튀어 나왔다. '아니, 이 넘이 죽을라고 환장을 했나'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했으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또 순간적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이 차를 붙이라고 손을 까딱했다. '에이, 씨벌, 걸렸네' 하면서도 차를 공손하게 세웠다. 숨어서 찍은 기계를 가져와 보여주었다. "귀하는 40km 제한 속도의 스쿨존에서 무려 68km를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등록증, 보험가입증을 제시해달라고 .. 더보기
글을 쓴다는 행위, 그리고 이문구 이문구(1942~2003) 선생 : 이민 온 다음 해에 선생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그의 진면목을 이제야 알게 되어 선생께나 나 스스로에게 면목이 없다. 이문구가 한국 문단의 산맥임을 나는 1970년에 출간된 단편집 단 한 권을 통해 알았다. 이문구 선생의 글을 최근에 처음으로 읽었다. 명색이 문학가 지망생이었고,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창작은 아니지만 밥벌이를 위해서나마 글줄을 써온 터였다. 그런데 이문구를 '처음'읽다니... 그런데 그게 사실이다. 나는 이문구의 소설, 그 중에서도 문투 자체를 불편해 했다. 나남출판사에서 을 새로 펴낼 때 이선생을 만나 인터뷰했으나 그때도 책을 읽은 건 아니었다. 문체가 불편했고 사투리는 더 불편했다. '사람들은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읽길래 좋다고 하나' 생각했었.. 더보기
김추자 재발견 누구일까요?:김추자의 음반에 실린 사진이다. 작곡가 이봉조가 곡을 쓰고 프로듀싱한 음반. 정훈희가 칠레가요제에서 불러 유명한 곡 의 오리지널이 들어 있다. 70년대 초반의 섹시 아이콘 김추자는 엄청나게 예쁘고 섹시했다. 이효리 저리 가라 아닌가. 나는 이 음반을 90년대 중반 청계7가 황학동에서 구했다. 캐나다까지 끌고오길 잘했다. 올해 들어, 서울의 친인척 ∙ 친구 들이 토론토를 많이 찾아왔다. 한국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 어떻게 살아? 누구는?” 하고 이어지는 나의 질문에 나의 형은 말했다. “왜 너는 옛날 얘기만 하니?” 문득, 내가 한국을 떠난 지 한참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뿐 아니다. 최근 토론토를 방문한 친척 및 후배와 ‘미국 쇠고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내가 참 많이도.. 더보기
캐나다에서 본 김연아 광고 논란 아시다시피 김연아 선수는 토론토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토론토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노스욕에 거주하며, 역시 노스욕에 있는 훈련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한번도 보지 못했으나 한국 식당에 와서 밥먹는 모습을 본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니, 이제는 토론토에서도 유명세를 치를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김연아 양이 우승하는 날, 저는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친구 한 명이 말했습니다. "오늘 김연아 우승하는 날 아니야? 보고 싶은데..." 다른 한 명이 받았습니다. "우승하면 뉴스에 나오겠지, 뭐. 그냥 인터넷으로 봐. 그런데 김연아에 대해 왜 관심을 가지는데?" "빌리지 피플이잖아."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곳에서.. 더보기
2MyRGQ9K4mRkd4cfEsPmSv6LIUVxKT6pwd2JbVckzm0= 인증을 위해 넣었습니다. 더보기
노무현을 다시 좋아하게 되나, 마나? 어느 블로그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저는 노사모도 아니고, 노무현씨에게 투표한 바도 없습니다. 멀리 캐나다에 살면서, 한때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그가 대통령이 된 다음 크게 실망했고, 그 후에는 아예 관심을 끊고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몇년 만에 노무현이라는 이름, 인물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의 짤막한 사과문을 읽습니다. 그와 늘 긴장관계에 있던 어느 신문사의 인터넷판 톱 기사를 봅니다. 톱기사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순식간에 업데이트됩니다. 뉴스는 기자가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똑같은 팩트라도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 또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뉴스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합니다. 노무현씨와 대척점에 있는 저 신문사는 그런 점에서 뉴스를 아주 잘 만듭니다. 만드는 것.. 더보기
블로그, 블로거 소개  토론토에도 봄은 오는가 : 토론토의 2009년 4월6일 풍경. 봄 풍경이 이 모양입니다. 눈은 이틀째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겨울이 무섭습니다. 우리 집 현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익명이 아닌 이름을 밝히고 쓰는 블로그인 만큼 블로그 운영자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듯합니다. 저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습니다. 2002년 5월19일이 이민을 와서 토론토의 북쪽 지역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민을 오기 전까지는 시사주간지에서 기자로 일을 했습니다. 13년 기자 생활 동안 문화부에서만 11년을 보낸 까닭에 지금도 제가 문화부 기자인 줄 착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민을 온 뒤 한국에 가끔씩 글을 적어 보냈습니다. 그 글들을 묶었더니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책의 제목은 (강)입니다. 이 제목.. 더보기
'되찾은 보물' 대학친구 김훤주 1985년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습니다. 저는 도서관에 들락거리며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느라 영어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그 뜨거운 한 여름날, 삼민투 사건이라는 것이 터졌습니다. 김훤주라는 이름도 신문 지상에 올랐습니다. 이라는 삼민투의 기관지, 곧 이적표현물을 편집한 혐의라고 했습니다. 훤주는 감옥에 갔고, 저는 그해 초겨울 대학원에 갔습니다. 길이 다르고, 그 다름이 구체적이다 보니 만날 기회도 많지 않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훤주가 어떻게 지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감옥에서 나왔고, 그 사이에 나는 창녕 훤주 집에 한번 갔었고, 모친상을 당했고, 그래서 다시 한번 창녕에 갔었고, 훤주는 감옥에서 나와 복학해 여름 학기에 졸업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에게 와서 '군대 면제'를 받은 나의 주민등.. 더보기
되찾은 보물 대학 친구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저는 대학 친구를 딱 한 명 사귀었습니다. 한 명이라고 하면 다른 친구들이 조금 억울해 할 수도 있겠으나, 제 마음 속으로 친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입니다. 대학 1학년 2학기. 졸업 정원제가 실시되어 문과대학 불문과의 정원도 엄청 많았습니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78명이었을 것입니다. '동기'는 많았으나 '친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접해본 초창기 대학 생활은 나에게 암흑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초창기의 그 시절을 견디게 해준 친구가 다름아닌 위의 사진 오른쪽 인물 김훤주입니다. 훤주는 나에게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시(詩)를 잘 썼기 때문입니다. 별 재능도 없이, 시를 읽을 줄도 모르면서, 나는 문학도다, 시를 써.. 더보기
캐나다에서 드리는 인사  안녕하십니까? 블로거로서 처음 인사 드립니다.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살고 있으며 이민 7년차 된 한국 사람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얼마나 되실지, 과연 이 블로그에서 글을 읽으실지, 제가 하는 이 블로그가 과연 괜찮은 것일지, 아직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은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서부 LA로 가는 비행기에서 찍은 록키산맥의 풍경입니다. 한국에 있을 적에 광고에서 흔히 보았던 그랜드캐년 비슷한 풍경도 보였으나, 위의 사진과 더불어 그다지 신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왜 신기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왜 외국의 이국적인 풍경이 신기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 내가 외국에 살고 있구나, 하는, 때로는 안타깝고, 또 때로는 깜짝 놀라운 사실. 문득 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