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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때린 白, 코뼈 부순 韓학생 '화해' 지난 4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스윅이라는 소도시의 한 고교에서 한인 학생과 백인 학생간의 주먹다짐이 벌어졌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하한 이 논란이 보기 좋게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으면서 한국 학생을 먼저 때린 백인 학생이 부모와 함께 한국 학생 가족을 찾아가 사과를 했으며, 한국 부모들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경찰이 한국 학생에 대해서만 기소한 데 대해 전교생이 검은 옷을 입고 항의했고, 급기야 캐나다 신문에 사건이 대서특필되자, 온타리오 경찰이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온타리오 경찰은 "일방적 수사였다. 기소를 취소하도록 하겠다"며 실수를 인정했군요. 학교 당국도 두 학생에게 내려진 정학 처분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인종차별 문제가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좋은 모습으.. 더보기
한국 외교관은 '문화 탈레반'이었다 ROM(Royal Ontario Museum)은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이 그렇듯 캐나다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서 캐나다의 자랑거리이다. 또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미국 뉴욕의 매트로폴리탄미술관이 그렇듯, 캐나다 토론토의 ROM에는 미술 애호가와 관광객들로 언제나 들끓는다. 토론토 시민뿐 아니라 세계 각국 사람들이 토론토에 들르면 가장 즐겨 찾는 곳인 만큼, 문화 예술로 국가를 홍보하기에는 미술관만큼 효과적인 곳도 드물다. ROM에는 1999년 한국관이 들어섰다. 한국의 코리아파운데이션에서 기부한 70만달러를 받아 한국관을 설립하고, ROM이 소장한 한국 유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했었다. 한국 도자기 수집가인 어느 캐나다 사람의 후손이, 수집품을 모두 기증하여 ROM 한국관은 한.. 더보기
평양냉면에 담긴 슬픈 분단 가족사 어제 평소 가깝게 지내는 대학 대선배님과 저녁을 함께 하며, 평양 출신인 그 분의 비극적인 가족사에 대해 들었습니다. 가족사를 듣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으나 냉면 이야기를 시작으로 60년 전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습니다. 흘러나왔다기보다는, 역사와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제가 계속 질문을 드렸던 것이지요. 그 분의 가족은 1948년께 평양에서 서울로 내려왔습니다. 당시 그 분의 나이는 5~6세였을 겁니다. 그 분은 지금도 서울에 들어갈 때면, 하루 한 끼는 꼭 냉면으로 해결한다고 했습니다(냉면 하면 통상 평양 물냉면, 함흥 비빔냉면을 말하지만, 냉면을 아는 사람이나 평양 사람들은 함흥 냉면을 냉면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고저, 우리네끼린, 냉면 하면 평양 물냉면을 말합니다). 토론토에서는 냉면다.. 더보기
백인은 먼저 쳐도 죄가 되지 않는다? 토론토 북쪽의 한 작은 도시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논란으로 며칠새 신문들이 시끌벅적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인구 2만명 작은 도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한인 학생과 백인 학생 사이의 주먹다짐입니다. 4월21일 체육시간에 "Furking Chin"이라는 욕설과 함께 백인 학생이 한국 학생을 가격했습니다. 한국 학생의 입술이 터졌습니다. "Chin(친)"이라는 말은, 이곳의 백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하여 쓰는 인종차별적인 속어입니다. '친'도 아니고, '퍼킹친'에다 주먹에 맞아 입술까지 터졌다 하니, 골욕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한인 학생은 평소 아버지에게 배운 태권도 실력으로 맞대응을 했다고 합니다. 타격의 강도를 줄이기 위해 왼손으로 쳤는데도, 백인 학생의 코뼈가 부러졌습니다. 학교가 난리가 나고 경.. 더보기
커피 공룡들의 피 비린내 나는 전쟁 향긋해야 할 커피 세계에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혈투가 격해질수록 늘 신선한 커피를 원하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즐거운 일이니, 아니러니하기는 합니다. 겨울이면 영하 30도(체감온도)는 기본으로 안고 사는 캐나다 동부 사람들에게, 커피는 밥과 같은 존재입니다. 캐나다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이 북구의 핀란드와 수위를 다툰다는데, 하루 평균 5잔 정도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g을 평균 1잔으로 봅니다. 50g이면 막걸리처럼 거의 '퍼마신다'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저의 경우 하루 60~70g 정도를 소비합니다. 커피값을 감당 못하는 것도 이민을 온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비량이 이렇게 많다 보니, 커피 시장이 활성화했고, 그 시장 쟁탈전이 엄청 뜨겁게 전개됩니다. .. 더보기
한국에 흑인 영어교사 왜 없나 했더니… 한국인은 한국에서도 꼴등, 캐나다에서도 꼴등 대우 토론토 한국총영사관 교육원이 토론토의 동포신문에 게재한 '굴욕적인' 원어민 영어교사 모집 광고에 관한 글을 작성했더니, 이곳 저곳에서 댓글과 이메일로 관련 소식 혹은 정보를 보내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어느 후배 기자는 총영사관 교육원에서 굴욕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왔습니다. "원어민 교사 채용은 작년부터 MB 정부가 밀어붙인 사안이지요. 처음에는 채용 규정이 꽤 엄격했는데, 그러다보니 지원자가 너무 없어 자격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굴욕'을 감당해야 했지요.^^ 그게 캐나다까지 번진 모양이지?" 영어를 원어민 교사에게 배우면야 가장 좋겠지요. 그러나 '자격자'를 찾았는데도 지원자가 없으면 하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 더보기
김연아에 관해 이렇게 잘 쓴 글은 없다 거의 매시간 다른 아이템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에 오르내리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엄청나게도 끌려다니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권력과 금력을 이용해 이리 저리 불러낸 뒤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추한 모습들이 매일 인터넷 뉴스란을 도배하다시피 했습니다. 김연아는 지금 대학 1학년생입니다. 학기 중에 학교에 가야 할 학생이, 강의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엄한 일에 끌려다니는 데 대해, 국내에 있으면서도 장기 결석을 하는 학생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는 고려대학교에 대해, 어느 누구도 나무라지 않습니다. 김연아를 활용한 고대 광고에 대해서는, 인터넷 세상이 뒤집어지도록 비난과 욕설을 퍼부은 네티즌 가운데 그 누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김연아는 학기 중에 강의실에 들어가는 대신, 청와대로, 체육.. 더보기
외국에 살면서 블로그에 왠 몰입? 오늘 블로그의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김에, 아예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입니다. 본격적이란 것은 무슨 의미인가? 앞으로 얼마 만큼 자주 글을 올릴지 모르겠으나, 제가 사는 지역에서 보내는 '캐나다 통신'으로서, 아웃사이더의 시각으로 보는 뉴스와 다양한 신변잡기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를 하게 된 동기는 블로그를 통해 옛친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http://2kim.idomin.com/ 위 주소가 적힌 블로그에 들어가시면, 한국 최고의 블로거들과 맞닥뜨립니다. 그 중의 한 명인 김훤주가 저의 대학 '유일 절친'입니다. 저는 그 절친을 이민을 오고 난 다음에야, 거의 20년 만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제게 "아웃사이더의 미덕이 무엇인가, 아웃사이더의 심정은 무엇인가를 제대.. 더보기
한국정부는 외국인이면 '개'나 '소'나 다 영어교사로 뽑나? '한국으로 이민가는 캐나다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생각하면서 사진 요소를 떠올렸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밥 먹다가 언뜻 본 광고가 생각나서, 마침 오늘 잘라 왔습니다. 토론토 한국 총영사관 교육원에서 올린 '대한민국 정부 초청 원어민 영어교사 모집' 광고. 일단 사진부터 찍어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렇게 뽑아서 보내는구나' 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모집'이라는 광고 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보수 및 혜택, 지원 자격 등등이었습니다. 아마 사진을 찍어 올리지 않았더라면, 저부터 믿지 못했을 희안한 광고 문안이었습니다. 좀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그대로 하겠습니다. ---------------------.. 더보기
한국으로 이민가는 캐나다 사람들  "에잇, 이민이나 가야겠다." 지금도 한국에서는 일이 잘 안풀리거나 수틀리는 일이 생기면 흔치 않게 내뱉는 말일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도 여전히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으니까. 한국 사람들이 최적의 이민지라 생각하는 캐나다에 직접 이민을 오고 난 뒤 알게 된 사실은, 한국에서의 이민 현상이 이곳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었다. 모국을 떠나는 가장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 곧 기초적인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쉽게 말해 가난한 나라에서 절대 빈곤을 면하기 위해, 최소한 밥은 굶지지 않는 부자 나라로 가는 것이 이민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된 한국의 이민 열풍은, 이민의 근본적인 성격.. 더보기
조선일보 기자들, 쪽팔리지 않나? 한국에 있을 때, 조선일보 기자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잖게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언제나 자신감이 흘러 넘쳤으며 자사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했습니다. 자신감과 애사심이야 저 또한 그들 못지 않았으나, 그들이 저를 두렵게 한 것은 다름아닌 취재력이었습니다. 물론 매체 파워가 한국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으니 취재하기가 어느 매체보다 수월했겠습니다. 그러나 그 수월성을 넘어, 조선일보 기자들은 여타 매체 기자들이 지니지 못한 불같은 투지와 열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마치 다른 나라에서 언제나 부러워 하는 캐나다 하키팀을 연상케 하는 막강 화력입니다. 한국에서 기자들과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욕은 먹지만 1등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야. 조선일보 기.. 더보기
캐나다는 한인 모녀를 꼭 추방했어야 했나? 오늘(4월25일 토요일) 저녁, E양과 어머니는 피어슨 공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릅니다. 어머니 S씨는 꼭 9년 만에 귀국하게 됩니다. 요즘의 9년이면 한국에서는 강산이 서너번은 족히 변했을 세월입니다. 저의 경우 4년 만에 서울에 들어갔을 때, 십수년을 운전했던 그 익숙한 거리에서 운전대를 잡기가 두려울 지경이었습니다. 과거 우리 회사가 있던 광화문 근처에는 수십층짜리 고층빌딩이 여러 개 들어서서 도시의 풍경 자체가 4년 전과는 완전하게 달라보였습니다. E양 모녀의 강제 추방을 처음 다룬 의 4월23일자 기사.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이웃들의 애절한 청원에도 불구하고 E양 모녀는 한국으로 추방되었다. 요즘은 한국이 캐나다보다 더 잘사는 만큼, 경제적으로는 더 윤택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될는지.. 더보기
캐나다 땅에서 추방되는 한국 빈민들(속보) E양과 그의 어머니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하룻만에 캐나다 유력지 에 다시 올랐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어머니인 S씨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딸이 캐나다 시민권자이기는 하지만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며, 그 이유로 내세운 것은 예상했던 대로 "공정한 법 집행"이었다. E양과 어머니가 캐나다를 떠나게 되었다고 보도한 4월24일자. 어머니는 2개월 만에 상봉한 딸을 안고 활짝 웃었다고 한다. E양의 학교 선생님과 친구, 그리고 친구의 부모들은 "이번 학년을 마칠 때(6월말)까지만이라도 추방을 유예해달라"고 연방정부에 줄기차게 청원했으나 그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을 집행하는 데는 언제나 칼 같은 면모를 보이는 것이 캐나다의 '관례'이고 보.. 더보기
캐나다 땅에서도 추방되는 한국 빈민들 *한국으로 돌아가는 E양이, 캐나다에서 발생한 이같은 사연 때문에 혹시 '왕따'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어느 독자분께서 지적하셨습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여 한글 이름 대신 이니셜을 사용해 원고를 일부 수정했습니다. 오늘 아침 캐나다 최대의 신문 의 한 섹션 톱기사로 눈에 익은 어린이 사진이 한 장 실렸다. 처음에는 우리 딸인 줄 착각할 정도로 낯익은 사진이었다. 그 아래에는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읽기에 참담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4월23일자 에 소개된 'South Korea로의 추방'이라는 딱한 사정에 놓인 E 양의 사연. E양. 올해 초등학교 2학년생. 어떤 사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 어머니는 불법 체류자이다. 오는 일요일 한국으로 추방될 예정. E양.. 더보기
"연아야, 살고 싶으면 토론토에 빨리 와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연아를 왜 불러내 인터뷰를 했는지, 김연아를 사랑한다는 그 방식에 의구심이 생깁니다. 조용히 훈련에 몰두하고 싶은 김연아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은 김연아 안티카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관심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잔치가 끝난 게 아니라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활짝 핀 영웅'과 '일그러진 영웅'이 있습니다. 두 영웅을 두고 언론, 국민 할 것 없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처럼 외국살이 하면서 한국을 멀리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람에 대해 관심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그러진 영웅'이란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을 일컫습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니 에서 뉴욕에 가 있는 딸 내외를 얽어넣는 기사를 썼더군요. 검찰이 흘린 내용을 .. 더보기
청각장애 아들이 준 '자작곡' 생일 선물 4월20일은 저의 생일이었습니다. 외국에 산다고 하여 가족의 생일이 한국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습니다. 미역국 먹고,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케익에 꽂힌 촛불을 훅 불어끄고, 박수치고 하는 평범한 세레머니가 이어지지요. 올해 저의 생일은, 하필이면 어른도 아이들도 가장 분주한 월요일이었습니다. 명색이 가장이자 아빠의 생일인데 오후가 되어 학교에서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평소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예년에 축하를 받아도 심드렁했던 터여서 '뭐, 대순가?' 하고 대범하게 넘어가기로 했으나 저녁이 되니 조금씩 서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올해에는 카드 한 장도 못 받는 거야, 뭐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가게에서 아내와 교대를 하면서 불만을 약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 더보기
'천황발언' 신해철, 롹 정신 '지대로' 구현하다 롹커 신해철이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에게 "천황 밑에나 가지"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나는 이 기사를 인터넷 뉴스를 통해 읽고 한참 웃었다. 이민살이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만드는, 오랜만에 웃어보는 속 시원한 웃음이었다. 신해철은 2009년 대한민국의 '유일한' 롹커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오직 신해철 한 사람만이 속이 탁 터지는 웃음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내지르는 예인은 한국에 없다. 롹이라고 하지만 껍데기만 롹일 뿐 롹커 행세 하는 대다수의 가수들은 인기 몰이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저 쇠고기 수입에 성난 대중의 뒤에 숨거나 따라다니며 기껏해야 그 대중을 선동, 위무, 찬양하는 노래나 부르는 정도이다. 나는 한국에서 롹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더보기
부활절 뉴욕 여행(2)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본 그림 가운데 하나. 모네인지, 마네인지 헛갈린다. 다리 아래에 핀 수련. 아이들을 꼬시고 또 꼬셔서 데려갔는데, 더 지루해 하기 전에 얼른 나와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남들과 갈 때 늘 먼저 하던 대로, 2층 왼쪽 끝방부터 보기 시작한다. 그곳에 고흐, 고갱, 마네, 모네, 르느와르 등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잔뜩 모여 있기 때문이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만큼은 못해도 인상파 화가의 그림은 왠만큼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인상파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내가 좋아하는 18세기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도 몇 점 눈에 띈다. 복도에서 작은 규모로나마 로댕의 조각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저게 이야"라고 눈도장이라도 찍어두라고 했다. 그리고는 뛰다시피 한국관으로, 중국관으로.. 더보기
부활절 뉴욕 여행(1) 캐나다의 부활절 휴일은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부활절 금요일'이라 하여 우리 말로 성금요일이 휴일이고, 연이는 토요일과 부활절인 일요일은 원래가 휴일이다. 특이한 점은 월요일이 '부활절 월요일'이라 하여 휴일이라는 사실. 다 쉬는 건 아니고 초중고교와 관공서, 은행 정도가 문을 닫는다. 아이들이 나흘간 학교를 가지 않으니 이 기간에는 프로그램을 잘 짜서 멀리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작년, 재작년에는 미국 제이피크와 레이크플래시드로 각각 스키여행으 다녀왔는데, 늘 김상현씨네와 함께였다. 상현씨가 수소문해서 숙소 등속을 모두 예약했었다. 작년에는 워싱턴의 이흥환 선배네를 불러올리고, 토론토를 방문한 나의 형까지 합세하여 올림픽이 열린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재미나게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상현씨가 에드먼튼.. 더보기
내가 <조선> 기자라면 "열받아 디지겠다"(거시기하다 2편) 어제 올린 글을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부러 생각했다기보다는 그냥 하루 종일 문득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만일 기자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불현듯 일었습니다. 언론사 가운데 만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곳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아마 저라면 뒤집어졌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열받아 '디졌을 것입니다.' (비속어를 써서 죄송합니다. 이 표현만큼 적절한 것을 찾기가 어렵군요.) 외통수입니다. 이래도 열받아 죽고, 저래도 뚜껑열려 뒤지겠습니다. 먼저, 김대중 주필이 설파한 '모함'에 대해여. "어떤 넘이 감히 건드려"라는 분노가 터져나올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기자들은 자존심이 강합니다. 강한 자존심이 없다면 기자 자격이 없다고까지 할 정도입니다. 한국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