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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역이민 급증, 이유가 있다


(토론토=성우제)  요즘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인 이민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부터 급증한 현상인데, 작년에만 해도 내 주변에서 다섯 집이나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내 주변에서만 5가정이니, 전체를 놓고보면 '역이민 붐이 일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한인 회계사와 점심을 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해마다 봄철만 되면, 회계사를 통해 세금 보고를 해야 하니, 한인을 상대로 하는 회계사는 역이민과 같은 가정사의 큰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처지에 있습니다.

  역이민이 최근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그 분은 '자녀 교육 문제'를 꼽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이민 붐이 일었던 가장 큰 요인 역시 '자녀 교육'이었습니다. 이민의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 곧 자기 나라에서 먹고 살기 어려우니 선진국으로 가서 살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생계형 이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오는 것은 생계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한국이 어떤 면에서는 캐나다보다 잘 살기 때문입니다. 하여 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사람들의 캐나다 이민에 대해서는 '교육형 이민'이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그때 이민 온 이들이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는 까닭 역시 교육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성격은 다릅니다. 이민 올 당시 초중고생이었던 자녀들이 이곳에서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1차 목표를 달성하자마자 부모들은 자기가 살던 땅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 내 주변에서 역이민을 간 가정의 대부분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이 그만큼 잘 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지금도 1970년대의 궁상맞고 가난에 찌든 모습이라면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슬퍼해야 할지, 아니면 모국이 잘 산다는 사실에 대해 기꺼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