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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문학

마이클 잭슨을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마이클 잭슨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오늘 저녁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알았습니다.
요즘은, 왜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들이 이렇게 줄줄이 사망하는지, 적잖게 서글퍼집니다.

  최진실 때가 그랬고, 노무현 때 또 그랬고, 마이클 잭슨까지...

  마이클 잭슨은 내 청춘의 불행한 아이콘이었습니다. 

  반정부 시위 분위기가 대학가의 대세를 장악하던 1980년대 초반, 마이클 잭슨은 나의 눈에 전두환과 더불어 등장했습니다.  전두환 씨에 대한 적개심을 구체적·본격적으로 품게 되던 대학 1학년 시절 마이클 잭슨은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한 <스릴러> 앨범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1982년 마이클 잭슨은 바로 이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좋아하면서도 내놓고 좋아할 수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여 마이클 잭슨은 내 청춘에서 아주 아리디 아린 아이콘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80년대 미국 보수주의의 상징, 레이건 정부 하에서 가장 소비적인 문화를 생산하는 초강력 기지였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겉으로는 거부를 하면서도 끝내 거부할 수 없는 내 청춘의 슬픈 상징이었습니다.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역설. 머리는 거부를 하면서도 몸은 어느새 음악에 맞춰 흔들거리는 역설. 나이키를 신고 흔드는 역설...   해방춤보다 <Beat It!>에 맞춰 추는 춤이 더 신났으나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역설... 문웍이 신기하여 보고 또 보고 하던 역설... 1990년대 중반 마이클 잭슨이 한국의 잠실 스타디움에서 공연할 때, 그는 마치 형 같아 보였습니다. 용필이 형처럼...

  나와 관련된 시대의 상징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뜹니다.  내 청춘의 역설을 만든 주인공  마인클 잭슨마저 떴으니, 내 청춘도 끝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영원히 청춘인 줄 알았는데….

  산울림 노래가 갑자기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