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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교통경찰 함정단속은 좋은 것이다

  
  오늘 아침 토론토의 근간인 Yonge('욘게'가 아니라 '영'이라 읽는다)에서 401 고속도로 동쪽으로 접어드는 지점에서 경찰차가 서 있는 것을 또 보았다. 401 동쪽으로 들어설 때 사인을 위반하는 남쪽에서 온차량들을 잡기 위해 3대나 서 있었다.

   이곳에 처음 오는 운전자는 열 중의 서넛은 걸리게 되어 있다. 반드시 걸린다. 빨간 불에 우회전을 하지 못한다는 사인이 작게 붙어 있는데, 운전자들은 빨간불에도 습관적으로 우회전을 하고 있으니 평소 사인보드에 여간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백발백중 걸린다.

  경찰은 바깥에 나와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티켓 다발을 오른손에 잔뜩 움켜쥐고, 왼손에 탁탁 쳐가면서…. 그것은 온타리오 주 경찰(OPP)의 그 지점 할당량처럼 보였다. 

   빨간불 신호위반이니, 법정에 간다해도 벌점 3점은 따놓은 당상이고, 벌금 또한 100불 이상 나갈 것이니, 걸리기만 하면 하루 일당을 다 날리게 된다. 아시다시피 한국돈 10만원보다 이곳 돈 100불은 비교를 불허할 만큼 그 느낌에 큰 차이가 있다. 100불은 엄청나게 큰 돈으로 느껴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벌점은 이듬해 보험료를 올려버리니, 두어번쯤 걸리면 치명상을 입는다.


'고객'을 기다렸다가 어부처럼 낚는 토론토 경찰. 시속 60km에서 50lm로 갑자기 바뀌는 내리막 지점의 끝에 그물을 치듯 저렇게 늘 서 있다가 위반 차령을 잡는다. 함정 단속에 걸리면 돈도 돈이지만 기분이 '증말 더럽다'.


   나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숨어 그물을 쳐놓고 고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어부' 경찰을 보면 벌컥 화가 났었다. 그동안 함정 단속에 무수히 걸렸다. 60km에서 50km 혹은 40km로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는 지점, 20km 제한 속도의 공원, 아침 7~9시 사이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작은 사인이 붙어 있는 골목, STOP사인 위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걸렸다. 토요일 오전, 차량이 드물 때 잘 걸리고, 새벽 3시에도 걸리고, 오전 6시에도 걸린다. 

   때는 가리지 않으나 장소는 가린다. 경찰이 지키는 지점은 거의 정해져 있다. 고기가 많이 잡힐 법한 포인트에 경찰은 어김없이 서 있다. 맞은 편 차량이 불을 번쩍여주는 것은 한국과 똑같다.

   경찰한테 걸린 적마다 벌금도 깨지고, 벌점을 없애기 위해 브로커를 사서 대신 법정에 보내는 비용도 깨지고 하여, 적어도 수백불은 기본으로 나갔다. 벌이도 없던 시절, 수백불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었다.

  지금 와서 함정 단속하는 경찰이 고맙게 느껴지는 까닭은, 어쨌거나 조심해야 할 지점에서 조심 않고, 사인보드가 크든 작든 보지 않았다는 것을 벌금을 통해 확실하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수험료는 많이 지불했지만 새로운 도시에 와서 안전 운전을 하게 해준 것은 바로 경찰의 함정 단속이었다. 함정이든 아니든 위반만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오늘, 비오는 날, 우리 집 앞 도로에서 접촉 사고가 2건이 한꺼번에 발생했다. 차량이 깨진 것을 보고 든 생각이다.

  함정 단속은 좋은 것이다. 비난하지 말자.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