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 선배 이야기 1989년 10월. 창간하는 옛 시사저널 편집부에 입사했더니 그 부서에 여자 선배 한 분이 계셨다. 나보다 8년쯤 위로, 초등학생 딸이 있었다. 결혼 후 일을 하지 않다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자 다시 사회로 나왔다는데, 능력이 출중하니 경력 공채 기자로 채용되었을 것이다. 요즘 말로 스팩 또한 최고였다. 평준화 이전 첫 손가락에 꼽히던 여고 졸업에, 가장 좋다는 대학 출신이었다. 선배는 한참 어린 후배인 나에게도 늘 존댓말을 할 정도로 겸손하고 예의바른 분이었다. 업무 능력에 대해서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문제는 창간 초기 강도 높은 야근이었다. 밤이면 밤마다 선배는 전화통을 붙잡고 절절 맸다. 초등학생 딸이 울면서 "엄마 빨리 와" 하고 거의 매일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남쪽 어느 지역 대학 교.. 더보기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품격 몇년 전, 은사님을 뵈러 갔다가 우연히 백건우 윤정희 씨 부부와 식사한 적이 있다. 백건우 이 분, 품격과 여유, 유머까지 두루 갖춘 신사였다. 이 분이 아래와 같이 반응했다는 것이, 그래서 놀랍다기보다는 당연해 보인다.그런데 기자는 단어 좀 골라서 쓰면 안 되겠나. '난입' 이라니... '진풍경'은 또 뭐고? 백건우씨의 품격을 칭찬하면서 어떻게 이런 단어를 떠올리냐고. 나 같으면 '자연스러운' 혹은 '뜻깊은' 해프닝 정도로 쓰겠다. 노컷뉴스 사진 공연 중 깜짝 등장한 자폐성장애인…백건우 반응은2017-06-11 19:21제주=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메일보내기댓글(5)841크게보기작게보기인쇄'지적장애인을 위한 백건우 음악여행' 중 진풍경 … 백건우 "아이들의 표현"공연 시작한 지 17분 정도 지난 무렵.. 더보기 휴가지에서 이빨 400개 뽑은 치과의사 이야기 내가 아는 치과의사가 있다. 의사이기는 한데 평소에는 일하지 않는다. NYU 치대를 졸업했으나 그의 직업은 여성 액세서리 가게 운영. 대형몰에서 몇 개를 하고 있으니 스몰 비지니스 치고는 규모가 크다. 아버지가 하던 일에 뛰어들어 아예 직업으로 삼았다. 맨해튼의 비싼 물가와 고가의 학비, 오랫 동안 본인이 기울인 노력을 생각하면 아깝기 짝이 없다.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이런 인생도 괜찮다 싶은데... 치과의사라는 게, 환자 옆에 꼼짝없이 붙어서 지내야 하는 직업. 그것도 바쁘면 하루종일. "비지니스는 여러 사람이 같이 하니까, 자유로워서 좋다." 원체 자유분방한 성격의 이 친구가 병원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다. 그래도 아버지는 평소에 말했다. "야, 내 뭐라고 안할 테니까, 라이센스는 유지하도록 해라. 넘.. 더보기 '환빠'님들, 이집트 한 번 다녀오시면 좋겠는데... 1997년 9월 이집트 출장을 다녀왔었다. 현지에서 18일 동안 고대 이집트 유적을 훓어보는 꿀출장(ㄱ고생은 해도). 북쪽 끝 알렉산드리아(서쪽) 및 삼각주(동쪽)에서 시작해, 최남단 아부심벨까지 3,0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우리는 나일강 바로 옆 도로를 타고 내려갔었다. 고대 이집트 유적이 나일강 양안 사막에 흩어져 있으니까. 사진기자 백승기 선배와 나는, 여행사 차량 운전기사 사이드와 안내를 한다며 따라나선(우리가 원하지 않았는데) 슈슈와 더불어 유적지로, 유적지로 들어갔었다. 참, 김성이라는 성서고고학자도 있었다. 남쪽 종착지인 아부심벨 람세스2세 신전 앞에서. 뒤에 보이는 것이 그 유명한 람세스2세 신전이다. 아스원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가 국제적으로 돈을 거둬서 물 바깥..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