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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한국으로 건너간 캐나다판 '네다바이'


  오늘 한국 뉴스를 보니, 새로운 유형의 네다바이가 발생했더군요. 타이어를 교체하는 사이에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은행에서 인출하여 뒷 자석에 둔 현금 가방이 감쪽 같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가방 안에는 무려 9천2백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카센터 직원에 따르면, 타이어를 교체하는 사이에 외국인 4명이 주변에 있었답니다. 경찰은 그 외국인들을 용의자로 여겨 소재 파악에 나섰다는데….

  한국에서는 신종 네다버이여서 뉴스거리가 되지만,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대단히 익숙한 범죄여서 이제는 뉴스거리도 아닙니다.  토론토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당했고, 심지어 온타리오주 최대 도매상인 한인실협협동조합이 이 네다바이에 걸려 현금 15만달러(한국돈으로 1억6~7천만)를 강탈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2002년에 발생했고, 그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개인이 당한 것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숱하게 많습니다.

  이 범죄가 급기야 한국에까지 파고 들었군요. 아프리카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몇만 달러를 주면 수백만달러를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강탈해가는 범죄와 더불어….

  부산에서 발생했다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카센터 직원이 차량 주변에서 보았다는 외국인 4명이 거의 확실합니다. 토론토에서는 아랍계나 서남아시아쪽 사람들이 주로 용의선상에 올랐습니다. 

  유형은 엇비슷합니다. 모두 은행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운전석의 대각선 뒷쪽 타이어에 펑크를 내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사이에 운전석 쪽의 문을 열고 가방을 훔쳐갑니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운전자 대부분이 차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순식간에 훔쳐갑니다. 은행에 따라붙어 현금 인출을 확인하여 바깥에 알리는 놈, 은행 주차장에서 펑크 내는 놈이 따로따로여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범인은 최소한 2명 이상입니다.  

  15만달러 현금을 강탈당했다는 사건도 한인실협협동조합에서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운행중에 자동차 뒷 바퀴에 펑크가 난 사실을 확인하고, 바퀴를 교체하는 도중 현금 가방이 사라졌습니다.

  2003년 즈음 들은 이야기. 한국인 부부가 한국에서 송금한 돈을 은행에서 찾아 나왔더니 타이어가 사라졌더랍니다. 트렁크를 열고 스페어를 꺼내어 끼우는 사이에, 운전석에 두었던 가방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타어어 도둑이 많았는데, 그 놈들은 욕심도 많았습니다.

  이 놈들은 참 끈질기게 따라붙습니다. 2년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백인 여성이 유럽 여행을 가기 위해 은행에서 유로화를 바꿨다고 합니다. 역시 타이어가 펑크난 것을 확인하고 가장 가까운,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카센터에 갔다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이 바로 그곳입니다.


  타이어를 수리하는 동안 지갑을 손에 쥐고 있었으니 범인들이 탈취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수리비를 지불하고 차에 탔는데, 서남 아시아쪽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운전석 반대편에 나타나 "5달러짜리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혹시 당신 것 아니냐"고 묻더랍니다. 운전자는 '내가 팁 주다가 흘린 것인가' 싶어 시동을 켜둔 채 차에서 내려 그쪽으로 갔습니다.  물론 지갑은 차 안에 둔 채로…. 땅에 떨어진 5달러짜리를 들고 운전석으로 왔더니 그 사이에 지갑이 감쪽같이…. 그 안에는 한국돈으로 수백만원이 든 유로화 현금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놈들은 운전자에게 끈질기게 따라붙습니다. 호시탐탐 방심을 유도하고, 그 순간을 노립니다. 방심을 유도하는 데는 도가 튼 놈들입니다.

  이쯤되면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올 때 타이어가 펑크나 있으면 무조건 의심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각자 알아서 하시길….

  건강에 반하는 튀긴 것이라 하여 캐나다에서는 문을 닫은 크리스피크림과 던킨도너츠가 한국에서 성업중인 것을 보고 기분이 좀 언짢았습니다. 과거 공해산업을 한국으로 수출하던 구미에서 이제는 먹는 것 가지고 한국에서 장난을 치는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제는 자동차 펑크 네다바이까지 한국에 들어갔군요. 알고 조심하는 게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