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예술 문학

임재범과 동갑인 나도 그의 노래 들으면 눈물이 나는데...


    BMK는 말했습니다. <나는 가수다>(<나가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그램이라고…. 그 말은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합니다. 맞으면서 틀리는 이유는, 내가 아는 한 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국인도 있겠지만 일부에 불과할 것입니다.

   캐나다에 사는 나도 바로 일요일을 기다렸습니다. 다름아닌 한국의 <나가수> 때문입니다. 누가 떨어지고 말고 하는 건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바로 그 형식을 통해 최고의 무대를 만들면 그만입니다. 모두가 잘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임재범과 박정현이 어떤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하는 궁금증이 가장 큽니다.

  오늘, 인터넷에 오른 <나가수>를 이곳 시간으로 오전중에 보았습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월요일 새벽 1~2시쯤 되었을 시간입니다. 동시간대에 세계에 사는 한인들, 특히 북미 지역 동부의 팬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인터넷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자꾸 끊어졌습니다. 아주 불편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보통 인내심을 요하는 게 아니었으나 그래도 꾹 참고 봤습니다. 

  그런데, 본 공연이 아닌 오늘, 임재범의 연습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이 왈칵 솓았습니다. 이게 웬일인가 싶어 놀랐는데 진짜 눈물이었습니다. 다음 편을 예고하는 영상에서 눈물 흘리는 청중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낼 모레면 나이 쉰이 되는 내가, 가로 세로 10cm도 안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도 눈물이 나는데 현장에서 그 노래를 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이상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감흥이 살아 있을까 싶어 다시 보았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어찌보면 임재범은 신기(神氣)가 있는 가수입니다. 노래를 그냥 부르는 것이 아니라, 멜로디와 가사에 자기 인생의 내용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어느 인생인들 괴롭지 않은 것이 있으며, 어느 영혼인들 상처 받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뒤의 표현은 고정희 시인의 것입니다). 괴로운 인생과 상처 받은 영혼을 노래하니, 거기에 공감하여 눈물이 나오지 않을 리 없습니다.




  윤복희가 부를 때는 잘 들어오지 않던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네가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되리라... 내 주변의 누가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그의 진정한 벗이 되어준 적이 있는지, 내가 그러할 때 내 곁에 벗이 있을까 하는 감정들이 순식간에 휙 하고 지나갑니다.

  임재범이라는 가수를 지금이라도 제대로 만나게 된 것, 이런 가수가 지금이라도 널리 알려진 것은 한국 사람들에게 내려진 축복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임재범을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하늘이 내린 가수... 공교롭게도 한국에서 '신이 내린 목소리'라며 오래전부터 추앙받아온 조수미와 임재범은 동갑입니다. 얼마전 조수미의 <동심초>를 들으며 또 울컥 했던 적이 있는데, 동년배 사람들에게서 갖는 동질감 같은 게 남다른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나가수>를 자꾸 질질 끌면서 늘인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나는 최대한 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잘한 이야기들을 자주 끼워넣어서 감동 받는 장면을 최대한 아끼면 더 좋겠습니다. 감동을 너무 자주 받으면 식상해질까 봐 두려워서 그렇습니다.

  이번 주도 일요일을 기다리며 살 게 될 것이 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