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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문학

강운구 사진집을 받다



  예전에 썼던 어느 글에서 "나는 스승 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내 마음의 스승>이라는 제목이었지 싶은데,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과 대학원의 스승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얼마전 직접 배운 바는 없으나 마음속 깊이 스승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강운구 사진집 <오래된 풍경>입니다.



  이 먼곳 캐나다까지 책을 보내주신 것이 벌써 여러 차례입니다. 외국에 나와 살면서도, 한국에서도 경험하기 쉽지 않은 호사를 누립니다.

  외국살이를 하다보면, 바다의 섬 같은 곳에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뭍과 가끔씩 오가는 배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갇혀 살다시피 하는 작은 섬 속에서는, 때로 사람과 상황에 대한 모멸감 같은 감정들이 가끔씩 생겨납니다. 사람의 명예와 존엄과 자존심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함부로 짓밟는 인간과 상황 들을 보며, 이곳의 삶 자체가 비루하고, 그 비루함을 무시하지도 못한 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통탄해 하며 괴로워 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요즘 들어서도 그같은 일이 하나 발생하여, 나의 인생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요 며칠 화가 단단히 나고 우울해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 찌질한 상황에 화를 내는 것 자체에 더 짜증이 나던 터에 강운구 선생님께서 보내신 사진집이 도착했습니다. 



 달필의 글씨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고, 또 부풀어 오릅니다. 최고의 청량제입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나에게는 연필 글씨에 들어 있는 강운구 선생님의 마음이 최고의 작품입니다. 귀한 선물을 담은 봉투여서 작품의 하나로 작품집과 더불어 간직하려 합니다.

  커피를 좋아하시니, 커피 책을 부지런히 써서 빨리 드리는 것으로 보답을 시작하려 합니다. 요즘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는 일이 많습니다. 임재범의 노래를 듣다가, <글러브>라는 영화를 보다가, 그리고 강운구 선생님의 사진집을 보다가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