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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박진영의 재범군 버리기, 명백한 인격 살인


  (토론토=성우제) 몇년에 한번씩 캐나다 10대 한인 청소년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연예기획사에서 주최하는 오디션입니다. 한국의 대중음악, 그 가운데서도 댄스음악이 최소한 동양권에서는 경쟁력을 인정받고, 또한 댄스가수로 성공한 해외교포 출신이 많은 만큼 아이들이 여간 관심을 많이 갖지 않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부모가 이민올 당시의 캐나다보다는 덜 하겠으나 말설고 물설고, 무엇보다 문화가 판이한 한국, 그것도 인기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경쟁해야 하는 연예판에 가서, 한국 물정 모르는 '순둥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자기 인생을 한창 준비해야 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 그 시절을 한국에서 훈련으로 보내면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부모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설사 인기를 얻는다 해도 재범군처럼 하루 아침에 쫓겨날 수도 있다는 걱정입니다. 그냥 버림을 받는 것이 아니라 거의 '파렴치한'이 되어, 한국에서는 재기가 불가능한 '반신불수'를 만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10대 후반의 4년이라면 한국의 청소년들은 코피를 쏟아가며 대학입시를 준비합니다. 20대 초반의 북미 아이들 역시 코피를 쏟아가며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재범군 역시 한국으로 건너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미국으로 쫓겨갈 당시의 재범군. 나는 잘못된 여론이 쫓아낸 것이 아니라, 그 여론의 눈치나 살피는 박진영이 쫓아낸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박진영이 비겁하고 뻔뻔하다는 것입니다. 멀쩡한 남의 아이를 데려다가, 그 사생활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또한 그 내용은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은 채 버리는 것은 어른이 할 짓이 못됩니다.

  박진영은 몇년전에 쓴 사적인 편지가 공개되어 일부 어린 국수주의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을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도 않은 채 서둘러 재범군을 혼자 내보냅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아예 한국 사회에서 아예 죽여버립니다.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켜버렸습니다. 그 이유와 근거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 추측하는 대로, 마약과 같은 실정법 위반과 관련되어 있다면 박진영이 사회적 사형선고를 내리기 전에 미국이나 한국의 사법당국에서 처리할 일입니다. 

 그것이 말 그대로 사생활과 관련되어 있다면, 박진영 또한 개인의 그 사생활을 존중해줘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존중해주는 척만 했을 뿐, 아예 인격적으로 짓밟아버립니다. 이것은 사생활 존중이 아니라, 사생활 존중을 빙자한 심각한 사생활 침해이자 인권 유린입니다. 

  그 사생활 존중이 2PM의 멤버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재범군을 처음 쫓아낼 때 보니 박진영에게 그 수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그게 아니라 작금의 사태처럼 한 인생을 한국에서 끝장내지는 말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박진영측의 주장대로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에게 '보호'를 위해 밝히지도 않을 사생활 문제를, 왜 박진영은 문제 삼아 쫓아내는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박진영측의 야비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국에서 재범군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버렸습니다. 처음 재범군을 쫓아낼 때 박진영은, 재범군이 몸에 익힌 것이 있는 만큼 언젠가는 더 크게 날아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4년 동안 몸에 익힌 그 자산조차도 못 쓰게 만들어버리고,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마저 꺾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자기가 키웠다고는 하나, 도덕적인 비난을 감수하고 버릴 권리는 있어도 사회적으로 사형선고 내리거나 매장할 권리는 박진영에게 없습니다. 박진영은 재범군이 한국땅에서 발을 붙일 근거마저 아예 지워버렸습니다.

  발을 붙인다, 못 붙인다를 떠나, 이것은 한 인생에 관한 문제입니다. 박진영의 인생도 중요하지만 재범군 인생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것은 명백한 인격 살인입니다. 한국에도 어린 재주꾼들이 차고 넘치는데,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도 수습 못하는 주제에 왜 외국에까지 나와서 굳이 오디션을 하여 어린 청소년들을 꼬드겨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습생 시절 친구에게 쓴 푸념을 문제 삼아 쫓아내고, 사생활을 문제 삼아 인격 살인을 저지를 정도밖에 안되는 저급한 기획사라면, 제발 오디션 한다고 외국 땅에 나오지 말기를…. 제발 '인간'을 데려다가 '인간 이하 취급' 하지 말기를…. 

   문화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도 감당한 능력과 의지도 없으면서 왜 오디션을 하겠다고들 나오는지, 나는 그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일단  데리고 갔으면 남의 자식을 이런 식으로 야비하게 죽이지는 말아야 합니다.

  외국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재범군의 부모 심정이 어떠할지 능히 짐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