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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요즘 우리나라가 참 안쓰러웠다

8년 전 캐나다 밴쿠버에서

겨울철 올림픽이 열렸었다.

비록 멀리 떨어진 토론토에 살고 

있지만 나는 그 올림픽을 여러모로

흥겹게 즐겼다.


토론토에서 훈련한 김연아가

최상의 경기력으로 정상에 섰을 때는

감격스러웠다. 게다가 캐나다 피겨 전설 

브라이언 오서의 지도를

받았으니 코리언캐네디언으로서

더없이 뿌듯했다.

두번째 기쁨은, 캐나다 하키의 남녀 동반 우승. 

남자 하키의 황태자 시드니 크로스비가

연장 결승골을 꽂아넣었을 때

조용한 우리 동네에서도,

우리 집에서도 함성이 일었다. 


밴쿠버 올림픽은 차분하고 

건실하게 진행되었다.

폐막식도 소박했다. 돈을 많이

들이지도 않은 것 같았고, 그저 있는 대로

정성을 들이는 것이 캐나다스러웠다.

그 단촐하고 캐나다다운 잔치가 보기에

참 좋았다. 


올림픽이 열리면, 개최국이 

이렇게 조금은 들뜨게 마련.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그런 들뜸과는 거리가 먼 논란이 

일어서, 멀리서 지켜보는 마음이

여러모로 착잡했다.


특히 북한 선수들의 여자 하키 합류를

통한 단일팀 구성에 성난 목소리들이

그렇게 많이 터져나올 줄은 몰랐다.

문제 제기를 하는 젊은 세대의 주장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과 마음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국가, 국익이

크다 해도 개인의 권리까지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백번 옳은 말이다. 

그들의 평소 생각과 주장과 정서가

이번 단일팀 구성에 그대로 투사된 셈.

북한이나 한반도 위기, 통일에 대한

생각의 다름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기회.

여러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거리들이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한꺼번에 

터져나와 공론화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면 

여러 가지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나로서는 참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점은,

이 주장도 옳고, 다른 주장도 옳다는 사실.

지난번에 적었듯이, 한반도 정세는

바깥에서 보기에 불붙기 직전의 화약고 같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도화선을 손에

들고 라이터 불을 붙이겠다며 서로를 향해 

으름짱을 놓는 현실. 바로 이것이  

캐나다에서 보는 한반도의 현재 모습이다.

게다가 라이터를 든 사람들이 앞날을 예측 

못하게 하는 럭비공 스타일이니,

캐나다 뉴스에서 "노스코리아" 소리만 나와도

깜짝깜짝 놀란다.


더군다나 이 국면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참 안쓰럽고 슬픈 일이다.

우리나라도 안쓰럽고 내가 지지했던 

문재인 정부도 보기에 참 안쓰러웠다. 

아무리 인기있고 능력있는 정부라 해도

북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만약 도화선에 불이라도 붙으면

그 책임과 피해는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생겼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올림픽에 갑자기 참가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받아

화해 평화 분위기의 미세한 틈이라도

열어보겠다고, 하는 것이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정도이다.

남북이 손잡고 들어가는 모습, 한 팀으로

뛰는 모습이라도, 올림픽에서 보여주겠다,

이 정도 카드밖에 쓸 수 없는 입장이니

우리 정부가, 우리나라가 안쓰럽고

안타깝다. 이건 냉전시대 약소국의 비애도

아니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지금 약소국은 아니니까. 


게다가 젊은층에서 단일팀에 투사한

그 불만 또한 단칼에 무시할 것도 아니니

더 안타깝다(여기에 편승해 단일팀 구성을

공격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의 정치공세는

저열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야말로

국가주의를 앞세우면서 개인을 희생시켜온

자들이 아님?).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덮어썼으니...


밴쿠버 올림픽에 대비되어, 살풍경으로만

비치던 평창올림픽에서 그래도

마음을 놓이게 하는 장면을 하나 보았다.

바로 아래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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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북한 사전방문단을 기차역에서 

환영하는 강릉시민들의 모습.

저 인파가 손을 들어 환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저 환한 웃음들이 좋고,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하는 모습이

더없이 좋다. 환영을 받아

살짝 웃어보이는 북한 대표의

표정도 참 좋아보인다. 저 사진으로

인해 안쓰러운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아마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번에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남북 단일팀이라고

하면 온 국민이 손들어 환영해줄 줄

알았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젊은층의 

생각과 정서와 절박함을 제대로 읽어내는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서로가 이렇게 생각해 주면 좋겠고.

"옳은 일이지만 옳지 않은 면도 있다."

"옳지 않은 면도 있으나 이해해줄 측면도 있다." 

한반도도 위기상황, 젊은층이 처한 환경도 

위기상황이니, 이번에 서로가 배웠다고

생각해주면 참 좋겠다.


생각해보면 슬프고 절박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두 현실을 두고, 대책없이 

정치공세나 펼치는 분들은 

계속 펼치시라.

그게 당신들의 수준이니 어쩌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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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비염·축농증 

② 피로회복 원기회복

③ 분노조절 장애 ·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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