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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한국이 선진국이 못 되는 이유



   캐나다에서 보면 한국은 참 잘 사는 나라입니다. 과거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동경하여 미국과 캐나다로 이민을 왔던 나라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은 눈부시게 잘 삽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을 둘러보아도 한국만큼 무섭게 치고 오르는 나라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스포츠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이웃나라 일본을 제치거나 따라잡은 듯이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선진국 대접은 받지 못합니다. 아니, 받을 수도 없고 받아서도 안됩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신장애인 가족에 이사 강요' 이웃들 재판회부


“여러해 동안 무늬만 교수인 채로 살아야 했다”

한 쪽 귀가 안들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수직에서 쫓겨났다가 최근 복직 판결을 받은 안태성 교수. 


  위는 최근 한국 인터넷에서 본 기사의 제목들입니다. 첫번째 기사는 정신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집에 이웃들이 몰려가서 "이사를 가라"고 강요하며 각서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놀이터 등에서 아이들이 불편을 겪었기 때문이랍니다.


두번째 기사는 청각장애인(그것도 한 쪽 귀만 들리지 않는 4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수직에서 쫓겨났던 교수가 복직을 하게 되고 장애인 인권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입니다.

  두 가지 내용 모두 해피앤딩이 될 것 같습니다만, 결과가 좋다고 하여 그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가 쉽게 낫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저러한 일들은, 사건을 만든 특정한 사람들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자족할 일도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는 나도 저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있고 그것을 만드는 데 알게 모르게 한몫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느냐 여부입니다.  캐나다가 겉으로는 한국보다 훨씬 못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진국 소리를 듣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국에서 벌어진 저런 사건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머리라면 저런 발상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발상을 하는 인간들이 살고, 그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한 그 나라는 절대 선진국이 되지 못합니다. 진짜 선진국은 월드컵 유치 같은 눈에 띠는 대형 사건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인간 개개인에게 더 큰  관심을 둡니다. 몸이 불편하다고, 정신이 불편하다고 절대 차별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과 캐나다 모두 참 대단한 나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