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이야기

예일대, 한국 데리고 장난치나?


  

  2년 전, 몇개월 동안 한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이른바 신정아 사건이 그렇게 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예일대의 말장난이었습니다. 세계 최고 명문대라는 예일대가, 애초 동국대에서 신정아씨를 교수로 임용할 즈음 보낸 팩스에서 "우리 졸업생 아니다"라고만 했어도 문제가 이렇게까지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예일대 대학원 부학장이 "우리 졸업생 맞다"며 사인을 하여 동국대에 회신을 했기 때문에 동국대는 아무런 의심없이 신씨를 교수로 임용했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두번째. 신정아 사건이 터졌을 때 예일대는 이례적으로 언론 홍보관을 내세웁니다. 골자는 신정아는 우리 졸업생이 아니며, "우리 졸업생 맞다"고 동국대에 회신한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예일대의 이같은 발표 때문에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심지어 신씨가 예일대에 침투하여 졸업생 확인 문서를 팩스로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세번째. 예일대는 갑자기 입장을 바꿉니다. "우리 졸업생이 맞다"고 했던 이메일을 우리가 보냈다, 그것은 행정상의 실수였다고.

예일대학교 내의 Harkness Tower라고 합니다. 구글에서 빌려왔습니다.
 

 동국대는 즉각 소송에 나섭니다. 예일대에서 애초에 잘못 확인한 것만 해도 억울한 일인데, 팩스를 우리가 보낸 적 없다, 있다 하며 아예 우롱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예일대의 표현을 쓰자면 행정상의 실수에다가 거짓말까지 한 셈입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살면 사인의 중요성에 대해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인을 하면 사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에 책임져야 합니다. 자기 대학 대학원의 부학장이 사인을 해서 보냈는데도 예일대는 사과 한 마디 없습니다. 보낸 적 없다고 했다가, 보낸 게 맞다고 번복했습니다. 한국의 시골 중학교 서무실에서도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세계 최고의 명문이라는 예일대에서 벌어졌습니다.

   예일대의 이같은 어정쩡한 태도로 보아, 예일대 출신의 어느 서울대 교수가 말한 대로 예일대 주변에서 암약하는 학위 브로커와 예일대 관계자의 커넥션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커넥션이 아니라면 대학원 부학장이 사인을 할 리도 없고, 예일대에서 처음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신정아씨도 학위 브로커에게 속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명문이라는 곳에서, 말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단순한 행정상의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것은 너무나 궁색해 보입니다. 그것을 해명이라고 내놓는 것을 보면서 일종의 굴욕감을 가졌습니다. 동국대뿐 아니라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잘못을 해놓고도 저렇게 고자세로 나오나 싶습니다. 마치 한국이라는 국가를 데리고 일개 대학이 장난을 친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동국대에서 5천만달러짜리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소송을 처음 제기한 2년 전 예일대는 동국대에 소송 취하 반대 급부로 한국의 유력 일간지에 유감을 표명하는 광고를 게재하고, 동국대에 예일대의 시스템을 전수해주겠다고 딜을 해왔습니다. 동국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예일대의 실수 때문에 입은 피해와 상처가 그 정도로 치유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송이 본격화한 이즈음 예일대에서는 "끝까지 가면 동국대만 손해다. 결국 우리가 이길 거니까"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고자세입니다. 그 큰 사건의 단초를 제공해놓고도, 또한 거짓말을 하고도 "우리가 뭘?"이라는 태도입니다. 예일대 출신 법조인들이 미국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다는 것도 예일대의 뻔뻔스러움에 한몫한다고 합니다.

  소송 기간이 5년이 되었든 10년이 되었든 동국대에서 끝까지 아주 질기게 물고 늘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국대뿐 아니라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