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은 삼돌이 짓을 좀 해보고 싶습니다. 우연히 임정희라는 가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는 꽤나 이름을 알린 것 같은데, 이곳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2006년께 MBC에서 추석 특집으로 젊은 가수들을 출연시켜 트로트를 부르게 하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어쩌면 그렇게들 노래를 잘 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임정희와 바비킴이 압권이었습니다.
임정희를 유튜브에서 뒤졌더니, 노래가 귀에 익었습니다. 누가 준 CD에 노래를 잘 하는 어떤 여가수가 있었는데 이름을 몰라 궁금해 하던 차에, 임정희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유튜브에는 여러 단계의 영상이 있습니다. 노래를 아주 잘 합니다. '가수'로서 이은미의 계보를 이을 만하다 싶었습니다. 이름도 요즘 것들 같지 않아서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미국 진출에 나섰다가 실패한 듯 싶습니다(바로 이런 대목에서, 한국에서는 남들이 다 아는데 혼자 늦게 알아 삼돌이가 될까 봐 두렵습니다). 미국에는 왜 진출하려 했는지, 무엇으로 어떻게 어필하려고 했는지,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한국이라는 그 좋은 시장과 토양과 팬을 놔두고 한국 가수가 왜 미국으로 가려 했는지, 그게 참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크게 성공할 기회를, 바로 그 시기를 놓친 게 아닌가 싶어서 그렇습니다. 원더걸스가 캐나다의 토론토와 미시사가 같은 촌동네나 다니면서, 그것도 한인 사회에 홍보해가며 공연하는 것이 과연 미국 진출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기획사를 잘못 만난 것도 그녀에게는 적잖은 불행이지 싶습니다. JYP는 임정희라는 '가수'와는, 내가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노래 잘 하는 가수보다는 춤 잘 추는 댄서들을 성공시킬 수 있는 곳이 JYP인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임정희는 손해를 적잖이 봤습니다. 박진영이라는 프로듀서 자체가 가수와는 거리가 먼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입니다. 한복을 입어야 맵시가 나는 사람에게 발레복을 억지로 입혀놓은 꼴입니다. LA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니 참 안쓰럽습니다.
미국에서는 음반도 못 내보고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괜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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