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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노대통령의 죽음, 외국인의 눈에는 이렇게 보였다


  이곳 토론토에서 평소 일 관계로 자주 만나는 중국인 남매가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단한 엘리트입니다. 30대 후반의 누이는 베이징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30대 초반의 남동생은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워털루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들을 엘리트라 부르는 까닭은, 그들이 가진 학벌이나 학위 때문이 아닙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식견이 남다른 데다, 분석력이 깜짝 놀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좀 오랜만에 만났는데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들도 충격이 매우 컸다고 했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당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죽었다고 보는가?"

  "그는 정직하기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정직하지 않다면 벼랑에서 스스로 몸을 던지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정직해서 벼랑에서 몸을 던진다?"

  "가족(형을 지칭)은 문제가 있을 수가 있다. 그러나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면 절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다. 그리고 그를 너무, 너무, 너무 심하게(too, too, too much) 압박을 했다."

   "누가 압박 했다는 것인가? 이명박씨인가, 미디어인가, 검찰인가,
그도 아니면 보수세력인가?"

  "이명박씨도, 미디어도, 검찰도, 보수세력도 아니다. 바로 국민이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경에 국민들이 쉽게 넘어갔다. 그것은 마녀사냥이었다. 한국 국민들은 관용이 부족하다. 이번에 노무현을 너무, 너무,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다."

  "한국의 보수 언론은 노 전 대통령과 대만의 첸수이벤 전 총통을 비교하기도 했는데..."

  "그들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다. 노무현은 목숨을 걸고 깨끗하고 정직하게 정치를 했다. 첸수이벤은 썩을 대로 썩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첸수이벤더러 제발 죽으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절대로 죽을 사람이 아니다. 돈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노무현 부인이 받았다는 돈은, 첸수이벤에 비하면 돈도 아니다. 두 사람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동생은 차원이 다른 사람, 차원이 다른 사건을 왜 한국 언론이 비교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 "퇴임 후 대통령이 불행해지는 것은 한국의 전통이 된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서 큰 교훈을 얻기 바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검찰, 보수신문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는 여론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보수신문이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외국인의 말을 듣고 보니, 그의 말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제3자의 눈은 이렇게 냉정합니다. 

  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 사람으로서 저도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