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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

강운구 사진집을 받다 예전에 썼던 어느 글에서 "나는 스승 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이라는 제목이었지 싶은데,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과 대학원의 스승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얼마전 직접 배운 바는 없으나 마음속 깊이 스승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강운구 사진집 입니다.  이 먼곳 캐나다까지 책을 보내주신 것이 벌써 여러 차례입니다. 외국에 나와 살면서도, 한국에서도 경험하기 쉽지 않은 호사를 누립니다. 외국살이를 하다보면, 바다의 섬 같은 곳에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뭍과 가끔씩 오가는 배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갇혀 살다시피 하는 작은 섬 속에서는, 때로 사람과 상황에 대한 모멸감 같은 감정들이 가끔씩 생겨납니다. 사람의 명예와 존엄과 자존심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 더보기
강운구를 다시 보다 지난번 사진가 강운구 선생에 관해 길게 쓴 적이 있다. 그때는 라는 전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썼던 터라, 을 절반밖에 읽지 못했더랬다. 오늘 비로소 이 책을 다 읽었다. 저자 후기까지 보고 나니, 세상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다. 나름대로 사진가 강운구를 남들보다는 조금 더 안다고 생각했으나 내가 아는 강운구는 강운구의 10분의 1쯤이나 될까 말까 하다. 작가로서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을 사진이 아닌 글로 보인 셈인데, 그의 작품을 보는 듯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결국 당신의 사진하는 자세와 방법론을 피력한 그동안의 글을 거의 모은 책이다. 나는 나의 대학 은사이신 강성욱 선생님을 도처에서 떠올린다. 두 분의 가장 큰 공통점은 후학들에게 늘 "기본에 충실하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는 것이다.. 더보기
후학들에게 왕창 찍힌 사진가 강운구 어제 토론토 지하철 속에서 책을 읽다가 포복절도할 뻔했다. 유머집을 본 것도 아니고, 배꼽 빠지게 하는 소설을 본 것도 아니다. 제목만으로도 왠만한 사람은 어렵고 지겹고 답답해서 첫 장을 넘기기 싫을 책이다. 바로 이 책이다. 사진에 관해 논(論)한 책인데, 이상하게도 사진 한 장 들어 있지 않다. 심지어 책만 냈다 하면 도그나 카우나 다 넣는 필자 얼굴 한 장 들어 있지 않다. 표지는 저렇게 멋대가리 없는 명조체 글씨와 고딕체 한문, 그리고 출판사 로고뿐이다. 저것도 멋이라면 멋이겠으나 별로 멋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내 하고 싶은 대로 말하자면, 멋대가리라고는 더럽게 없는 좀 웃기는 표지이다. 요즘 시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본문에 들어가면 더 웃긴다. 여백도 없이 그저 빽빽한 글뿐이다. 꼭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