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예술 문학

기자의 아주 오래된 습관 혹은 관성

 

*2017년 5월15일 페북에 썼던 글


   직장 떠난 지 십수년 만에 SNS에서 만난 어느 선배가 과거 동료 선후배들에게 "사회 생활하기가 쉽지는 않았지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맞는 말이었다. 나도 기자 그만두고 난 뒤, 여느 모임에 가면 거의 혼자 떠드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잘난 척이겠다. 현역 때는 훨씬 더 했을 것이다.


  '뭐가 잘 났다고 그랬을까?'를 생각하면 두 가지였다. 매체에 종사하니 크든 작든 갖게 되는 영향력. 또 하나는 정보 혹은 뉴스를 남들보다 먼저 알고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


   한편으로는 일부러 거칠게도 행동했다. 때로 그럴 필요가 있었다. 남들에게는 그런 것이 안하무인으로 보였을 것이다. 기자를 그만두었는데도 그 '관성'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것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사회 생활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 경우, 이제는 정보도 뒷이야기도 남들 아는 만큼도 모르니, 혼자 떠들기도 잘난 척 하기도 불가능해졌다. 모르겠다. 남들 보기에는 아직도 그런 관성이 남아 있을지도.
   
   페북에서 현직 기자들이 글을 쓰는 게 위태로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매체 환경이 크게 바뀌었는데도 부지불식간에 현직 기자가 예전의 '관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그랬다. 아주 가끔이지만. 예전 독자들은 눈과 귀만 있었지 입은 없었으나, 요즘은 독자들이 각자의 매체를 갖고 있는 터라 과거의 기자 관성 같은 게 통하지 않는다. 즉각 입을 열어 반박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감각 출중하고 글 잘 쓰는 페북커는 도처에 늘려 있다.

과거 기자의 '관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드러나냐 하면, 첫째는 사람 무서운 줄 모른다는 것. 둘째는 가르치려 한다는 것. 눈과 귀만 있고 입이 없었던, 기껏해야 항의 전화나 편지 정도만 할 수 있었던 예전에야 사람 무서운 줄을 몰랐다. 질러놓고 무시, 외면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 "해야 할 것이다"라는 투로 가르치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 독자들은 기분 나빠도 직접 항의하기가 어려웠다. 가장 적극적인 형태가 항의 전화하고 구독을 끊는 정도.
   
   인터넷, 특히 SNS가 등장한 후 독자들은 눈과 귀가 더 크게 열렸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입이 트였다. 트인 정도가 아니라, 요즘은 기자들보다 독자들 목소리가 훨씬 더 크게 들린다. 이렇게 달라진 세상에서, 잠시 흥분을 하든 어쨌든 그들을 보고 "덤벼라" 했으니, 덤비게 되는 거다. 기자에서 일반대중(독자)으로 매체의 힘이 이동했는데, 예전 관성대로 "덤벼라"했으니 "이거봐라?" 하면서 진짜로 덤볐던 거다. 게다가 페북은 일반대중들의 홈그라운드가 아닌가. "다구리는 이길 수 없다"라는 댓글을 봤는데, 독자들은 입만 열린 것이 아니라 다구리를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1대 17도 아니고, 1대 수만명인데 "덤벼" 해놓고 그걸 무슨 수로 감당할까. 꼬리를 내리듯 글을 내리는 수밖에.


   환경이 바뀌었다 해도 '관성'은 부지불식간에 터져나오게 마련. 그동안 기자들이 쓴 조마조마한 글들도 더러 보았는데, 어제 오늘 보니 이게 큰 사건이 되었다. 전통 매체와 새로운 매체의 충돌이라고 봐도 좋겠고, 전통적인 기자와 새로운 독자들이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새로운 독자는 이제 새로운 기자이기도 하다. "빠" 소리도 나오고 그 위험성을 비판하는 소리도 들리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은 새로운 매체 환경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알아야, 그 위험성이든 무엇이든 파악할 수 있을 거고.


   개인들이야 괴롭고 힘들겠으나, 일단 잘 터졌고 터질 게 터진 것 같다. 이번 일이 이정표가 될는지도 모르겠다. 이정표가 어느 방향을 가리킬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터져야 문제가 드러나고 방향 또한 보일 것이다.


   내가 보기에, 기자들은 페북에서 경쟁력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기자는 숙명적으로 주변인이어서 뉴스메이커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다. 페북에는 뉴스메이커와 취재원이 넘쳐나고, 그들이 자기 담벼락에서 소스를 막 쏟아내는데 기자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하겠냐고.


  기자들에게는 참 어렵고 잔인한 시절이다. 예전처럼 가오 잡기도 어렵고, 가오는커녕 직업 자체의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이다. 백년 넘은 신문사가 문을 닫는 게 북미 지역에서는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누가 이번에 벌어진 이 사건 및 현상을 소상하게 분석 좀 해주면 좋겠다. 이것도 기자의 일이다. 이런 걸 잘 해야 그 바닥의 앞날이 보일 것 같은데.


   물론 블로그나 SNS를 잘 활용하는 기자들도 많이 있다. 취재는 했으나 자기 매체에는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 개인적인 주장을 재미있게 전해주는 글도 더러 본다. 새로운 매체로 자기 매체를 보완하는 것. 그게 아니라면 위험하다. 페북 같은 새로운 매체에서 기자는 과거의 독자들처럼 그저 눈과 귀만 열고 입은 꼭 다무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페북이 자기 홈그라운드도 아니거니와, 여기서 보고 들은 것을 자기 매체에 글쓰는 데 활용하면 되니까.




*아래부터는 
1) 비염, 축농증  2) 분노조절장애, ADHD 3) 여드름과 아토피 등 피부병 
4) 만성피로 원기(에너지) 회복
5) 다이어트 및 성기능 향상에
관심있는 분만 보시길.
캐나다 토론토 종합병원 두 군데에 한방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진료중인  한국인 한의사가 만든 
생약성분 기능성 건강보조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