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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황매산의 억새라! 얼떨결에 따라나선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의 팸투어에서 값진 경험을 많이 합니다. 그곳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억새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이름만 알았을 뿐, 어떤 모양인지, 억새군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내는지, 지식은 물론 감도 없었습니다. 황매산 모산재에서 내려와 영암사지 터를 거쳐,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이 바로 황매산 억새밭이었습니다. 버스는 산 중턱을 지났습니다. 시차 때문에 비몽사몽 하는 사이에 버스가 우리를 떨군 곳은 황매산의 억새밭이었습니다. 버스가 굽이굽이 올라갔다는 느낌이 남습니다.내리자마자 역시 '와~~~'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모국 나들이에서 연달아 큰 선물을 받는 기분입니다. 황매산에 와서, 매산재에서의 풍경에 이어 다시 한번 놀랍니다. 산 정상 가까이에 놀라운 정.. 더보기
합천에는 황매산도 있더라 지난 9월에 한국에 갔습니다. 가자마자 가장 먼저 들른 곳이 합천입니다. 합천은 고향도 아니고, 또한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지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친구 김훤주가 나를 오라고 했고 나는 거기에 응했습니다. 그는 요즘 경남도민일보의 한 켠에서 문화 활동 부문을 담당하여, 경남 문화 바로 알리기, 버스 타고 경남지역 100배 즐기기 따위의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가 대표로 속한 단체 이름은 '갱상도 문화학교 해딴에'라고 합니다. 합천 팸투어는 바로 해딴에의 사업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일단 팸투어라는 말 자체가 퍽 생소했습니다. 네이버를 검색하니 이렇게 나옵니다. Familiarization Tour 그러니까, 관광지나 명소를 홍보하기 위해 홍보를 해줄 만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미리 보여주고 평을 받기 위해 .. 더보기
이민자의 숙명 '변방의 설움' 지난 3월 한국에 다녀온 이래 한국에 대해 입을 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눈으로 보는 뉴스와 몸으로 느끼는 뉴스는 그 질감이 틀립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는 약간 찜찜하기는 했지만 한국에 대해 안다고 여겼습니다. 다녀오고 난 뒤에는 쉽게 알 수 있는 것마저도 진짜 아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민온 지 8년이 되고 보니, 이제 문화적으로는 이도 저도 아닌 변방의 얼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조금 전 친구 김훤주와 통화하던 중에 최근 그가 블로그에 쓴 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너무 그라지 마라"라고 했지만 아무리 손사래를 친다 해도 '검사 스폰서, 연아 스폰서, 차이점과 공통점'(http://2kim.idomin.com/)이 빼어난 글이라는 것.. 더보기
공지영이 '부채386'보다는 낫겠다  며칠 전 토론토에 후배 한 명이 느닷없이 나타났다. 바쁜 출장 일정 중에 2시간 정도를 빼 밤잠 줄여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씨원한' 캐나다 맥주가 이야기 중간중간 끼여 있었고…. 한국의 새로운 소식과 분위기를 전하는 후배의 말 가운데 '부채 386'이라는 용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386이라는 용어에 대해 이제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용어를 혐오한다. 첫번째 이유는, 386세대 전체가 마치 변혁 세력인 양 포장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그 세대의 대표를 '80년대 학번' 곧 대학생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출신이 아니면 최소한 386이라는 용어에서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작고한 문학평론가 이성욱이 일찍이 지적한 바다). 어쨌거나 '부채 386'이라는 용어.. 더보기
김연아에 관해 이렇게 잘 쓴 글은 없다 거의 매시간 다른 아이템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에 오르내리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엄청나게도 끌려다니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권력과 금력을 이용해 이리 저리 불러낸 뒤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추한 모습들이 매일 인터넷 뉴스란을 도배하다시피 했습니다. 김연아는 지금 대학 1학년생입니다. 학기 중에 학교에 가야 할 학생이, 강의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엄한 일에 끌려다니는 데 대해, 국내에 있으면서도 장기 결석을 하는 학생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는 고려대학교에 대해, 어느 누구도 나무라지 않습니다. 김연아를 활용한 고대 광고에 대해서는, 인터넷 세상이 뒤집어지도록 비난과 욕설을 퍼부은 네티즌 가운데 그 누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김연아는 학기 중에 강의실에 들어가는 대신, 청와대로, 체육.. 더보기
외국에 살면서 블로그에 왠 몰입? 오늘 블로그의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김에, 아예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입니다. 본격적이란 것은 무슨 의미인가? 앞으로 얼마 만큼 자주 글을 올릴지 모르겠으나, 제가 사는 지역에서 보내는 '캐나다 통신'으로서, 아웃사이더의 시각으로 보는 뉴스와 다양한 신변잡기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를 하게 된 동기는 블로그를 통해 옛친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http://2kim.idomin.com/ 위 주소가 적힌 블로그에 들어가시면, 한국 최고의 블로거들과 맞닥뜨립니다. 그 중의 한 명인 김훤주가 저의 대학 '유일 절친'입니다. 저는 그 절친을 이민을 오고 난 다음에야, 거의 20년 만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제게 "아웃사이더의 미덕이 무엇인가, 아웃사이더의 심정은 무엇인가를 제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