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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캐나다에 왜 한국 '난민' 신청자가 많을까?

    얼마전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으로 강제 추방된 E양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토론토의 '최강지' <토론토스타>(<토론토스타>는 한겨레의 경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선일보만큼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강 일간지라 할 만합니다)에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대서특필되었고, 그것을 보고 제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캐나다는 난민을 받아들여 이런 저런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으나, 이곳에 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지원금과 교육 의료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과거, 남미 반정부군의 아내가 캐나다에 난민으로 넘어와서, 난민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을 자기 나라 '반정부 활동' 자금으로 써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난민을 모두 3명 만났습니다. 영어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인데, 아프리카의 르완다 출신, 터키 출신, 그리고 남미 출신입니다. 앞의 두 사람은 20대 남성이었고, 뒤의 한 사람은 20대 후반의 싱글맘이었습니다.

  난민은 말 그대로, 전쟁 기아 등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사람을 일컫습니다. 탈북자가 난민을 신청했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국 사람으로는 가뭄에 콩나듯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진다고 하는데, 대부분 기각 당한다고 합니다.

  이곳에 와서 한국 사람이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로는, 남편의 계속되는 폭력을 피해 캐나다로 도망 온 여성이 한 명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외의 사례는 잘 모르겠습니다.

  E양의 어머니는, 통상적으로 볼 때 난민의 자격도 되지 않으면서 왜 난민 신청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블로그에 와서 "한국 사람이 난민을 신청했다니 부끄럽다"고 비난한 독자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곳에서도 매우 잘 사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현대 삼성 LG가 선전하고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여서, 예전처럼 주눅이 들거나 할 정도는 아닙니다. 

   휴전중이지만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난민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의 통계를 봐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이 왜 난민 신청을 할까? 며칠전, 난민 신청을 했다가 철회하고 영주권 신청을 한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 사연을 전해들었습니다.

  난민 신청을 하게 되면, Working Permit(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허가증)이 캐나다 현지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들보다 빨리, 신청 한 달만에 나온다고 합니다. 또한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난민 판정을 최종적으로 내리는 기간은 대략 10년 후라고 합니다. 문제는 기각 판정이 나자마자, E양 어머니가 끌려가 있던 그 구치소에 수감된 후 바로 추방된다는 사실.  말하자면  신청만으로 캐나다에서 일하며 살 수 있는 기간을 10년 동안 합법적으로 가지게 되는 셈입니다.

  그래도 뭔가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난민 판정 받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10년 후에는 추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한국 사람들이 난민 신청을 할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본격적인 취재 영역에 속하는 문제여서,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는 이야기가 있으나, 한 쪽의 이야기만 들은 상태여서 아무리 블로그지만 적기에는 좀 '거시기'합니다.

  이런 문제를 이곳의 한인 동포신문에서 취재해주면 좋겠는데, 그럴 가능성 또한 0%입니다. 제가 입장을 듣지 못한 다른 쪽이 광고주이기 때문입니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난민 신청을 했다고 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