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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국회 망신, 국제 망신

   속된 말로 쪽팔려서 살 수가 없습니다. 

  캐나다 최대 일간지 <토론토스타>는 7월23일자 8~9면에 걸쳐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진 난투극을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극적인 사진 3컷까지 첨부했습니다.


  이 장면은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진기명기입니다. 의장석을 향해 개구리처럼 뛰어 올라갔다가 밀려나질 않나, 남성 여성이 편을 갈라 '레슬링'을 하지 않나, 차마 돈 안내고 보기에는 미안한 광경입니다. 초등학교에서도 벌어지지 않을 아주 희안하고 엽기적인 풍경입니다.

  미디어법의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미디어법을 밀어붙이려는 여당이나, 반대하는 야당이나 조국과 겨레의 장래를 위해 처절하게 투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야가 간과한 것은, 미디어법이 아무리 중요한 법이라고는 하나, 이런 사진 한 두 장이 외국의 신문에 대서특필 될 때 대한민국이 잃어버리는 이미지입니다. 이미지를 쌓아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퍼부어가며 애쓰고 노력했습니까?

  외국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다고만 여기면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이건 숫제 코미디를 보듯이 폭소를 터뜨리며 봅니다. 미국 방송국의 앵커들은 대놓로 "참 재미나는 레슬링이다"라며 시청자들과 더불어 한국 국회 광경을 재미나게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놀림감이 되는 순간입니다.

  왜 합의를 하지 못해 이같은 망신을 사는 것인지, 미디어법을 통과시키면서 벌인 무리수 때문에 국제적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가에 대해 과연 모르는 것인지, 한심해서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입니다.

  삼성 LG의 반도체 가전제품과 현대자동차가 아무리 약진하면 무엇합니까? 한국 이미지를 돈을 쳐발라가며 <네셔널지오그래픽>에 아무리 광고하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는 '리얼 레슬링' 중계 하나로 한방에 날아가버리는 것을….

  남성 여성 나뉘어 닭싸움을 하듯 하는 저 광경 때문에, 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입니다. 한국이 물건 잘 만들어 아무리 이미지를 고양했다고 하나, 야만적인 너무나 야만적인 광경 하나 때문에 웃음거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쪽팔린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