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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타블로를 가짜로 밝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유튜브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타블로'를 쳐보았습니다. 타블로가 CNN과 인터뷰하는 장면도 나오고 아리랑 TV에 출연해 영어로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한 타블로의 스탠포드 졸업을 의심하는 이들이 그 근거로 드는 연예 프로그램도 나옵니다.

  우선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스탠포드 대학의 학적계 관계자가 나와 인터뷰 하는 내용입니다. 



   다음은 타블로의 학력을 의심하는 이들이, 그들로 하여금 학력을 의심케 한 방송 내용 등을 모아 편집한 영상입니다.


  스탠포드 대학 학적계 고위 관계자가 나와, 한국과는 다른 자기네 대학의 학제를 설명하고 2001년과 2002년에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며, 졸업생 명부까지 펼쳐보이며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도 믿지 못한다, 혹은 믿지 않는다면, 그 다음부터 이 논란은 논란이 아니라 질투와 시기심에서 비롯된 비방일 뿐입니다.

 비방이라 불러도 무방한 이유는, 위의 두번째 영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상물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는, 함께 웃자고 했던 농담을 따와서 공격의 무기로 사용했다는 사실. "성적 증명서를 떼려면 돈이 든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는 타블로 자신의 농담은 그렇다치고, 다른 이가 한 농담조차 무기로 사용됩니다. 타브로의 영어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미국인 출연자는 "영어 잘해요. 그런데, 이건 뭐 이태원 출신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죠"라고 말해 다른 출연자들을 웃깁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 정도는 이태원 출신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인데, 방송에서는 이태원 출신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어 수준 정도만을 요구하고 필요로 했습니다. 저 정도 영어면 버벅대는 나도 합니다. 두 사람이 타블로의 지적 수준과 영어 실력을 드러낼 정도의 대화를 하여 저런 평가를 받았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그런데 저 수준의 테스트를 가지고 진지하게 "영어 실력이 형편없네"라고 여긴다면, 스스로 돌대가리임을 '인증'하는 것입니다. 윤종신처럼 웃자고 이야기할 수는 있겠습니다. 

  앞뒤 사정과 맥락이 이런데도  타블로를 공격하는 이들은 타블로가 "이태원 출신 정도밖에 못한다"며 스탠포드 졸업을 의심하는 유력한 증거물로 제시합니다. 4개 국어 구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뻥과 농담에 대한 평가가 프로그램 내에서 다 이루어졌으나, 농담으로 하는 말의 한 대목만을 떼어와 전후 맥락과 관계없이 자기네 의도에 맞게 활용하고 공격합니다. 매사가 이런 식입니다. 

  두번째는, 캐나다와 미국의 학제에 대한 자기네들의 '무지'를 '의혹'이라고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알지 못해, 혹은 한국의 시스템과 다르다는 것을 '의혹'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황당한 일은 없습니다.

  어쨌거나, 내가 보기에 스탠포드 대학 관계자의 인터뷰 하나만으로도 타블로의 학력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믿지 않는다, 내가 나도 못 믿겠는데 타블로가 스탠포드 나왔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타블로의 스탠포드 이름과 캐나다 시민권에 적힌 이름이 같아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이들이 채택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타블로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자기 대학 졸업생이라고 정확하게 '인증'한 Daniel Seon Woong Lee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Daniel이라는 이름은 아주 흔합니다. 한국인들이 영어 이름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앨턴 존의 노래 제목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 주변에도 어른 아이 여러 명이 대니얼입니다. 그러나  Daniel Seon Woong Lee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은, 내가 보기에, 지구상에 딱 1명입니다.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니 그 10만명이 바로 스탠포드 출신의 그 1명을 찾아와 '인증'하면 이 지루한 소모전은 단번에 끝납니다. 

  인터넷 덕분에 미국과 캐나다의 한국 사람들도 한국 뉴스에 환하고, 이렇게 블로그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블로의 학력이 진짜가 아니라면,  스텐포드 출신의 진짜 Daniel Seon Woong Lee가 나타나 "내가 진짜다. 타블로는 가짜다"라고 주장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모르니까, 아직도 의심하는 이들은 수소문해 보면 좋겠습니다.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렇게들 질기고 구체적으로 파고 들고 있는데, 까짓 사람 한 명 못 찾겠습니까? 한 방에 보낼 수 있습니다.

*변방 중의 변방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작은 사기 사건이 벌어져도 부리나케 달려와 취재하던 텔레비전 탐사 프로그램들은 이 쉽고 섹시한 아이템을 왜 그냥 놔두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평소 인권 문제에 엄청 관심이 많다던 프로그램들인데…. 이 문제는 인권과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이는지, 아니면 10만 대군이 두려운 것인지, 그도 아니면 10만 대군을 황금어장으로 여기는 것인지…. 또 인권 문제라면 수염을 떨며 흥분하는 일부 시사지들은 기사들을 썼는지, 방송 탐사 프로그램에 대해 내가 갖는 의구심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인지…. 멀리서 보니 이해 안되는 부분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