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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캐나다에서 경험하는 '김정일 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캐나다에서의 반응은 한국에서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것입니다. 매체에서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톱으로 다뤘고, 그 내용 또한 미국의 시각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색다른 무엇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읽고 싶은 의욕도 생각도 생기지 않아 제대로 챙겨 읽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매체가 아닌 일반인들의 반응입니다.

  국제 정세에 관해 조금 해박한 외국 사람들은 남한과 북한을 확실하게 구분할 줄 압니다. 하여 한반도의 상황에 급변할까 봐 걱정을 해줍니다. "괜찮을까?" 하고...
 
  오늘은 어느 외국인한테서, 그야말로 뜬금없는 소리를 듣고 '우하하' 웃음이 터졌습니다. 가게에서 이런 저런 미운 짓을 하다가 갑자기 "Sorry for president"라고 하는 것입니다. "What?"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이게 정신이 나갔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그 사람은 정신이 나간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게도 생겼습니다. 남인지 북인지 이곳 사람들은 잘 구별하지 않습니다. 코리언이라고 하면, 남에서 왔니, 북에서 왔니?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심지어 중국인들도 그렇게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든 캐나다에 나와 있는 코리언의 99.9%는 남한 출신인데(아주 가끔씩 탈북자도 봅니다), 우리에게는 늘 남 출신이냐 북 출신이냐는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급기야 오늘은 저런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한인사회야 한국과 분위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조문을 하자, 말자 하는... 다른 점이라면 공개적으로 추도회를 연다는 것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12월24일에 '조선민주주의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추도회'가 토론토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궁금해서라도 가봤을텐데, 하필 바쁜 날 오후에 열려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