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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인터넷 메뚜기떼가 지나간 후 쓰는 악플 받은 소감


  오랜만에 댓글이 백수십여 개 달리고, 그 가운데 악플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니, 오랜만이 아니라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로서는 아주 새로운 경험인데, 인터넷의 속성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인터넷의 속성을 통해 파악 혹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색다른 사실입니다. 

  첫번째는, 악플을 다는 이들이 블로그의 내용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사실, 읽어도 내용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나는 한국의 쓰레기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아무리 DAUM에서 제목을 헛갈리게 고쳐 올렸다고는 하나, 블로그에 들어와서 보면 제목도 다르고, 내용을 보면 이병헌을 비난하는 글이 아님을 금세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악플을 다는 이들은, 글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특정인을 두둔하거나, 비방하고 나섰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내용이니 참 뜬금없다 싶었습니다. 관련도 없는 글을 올리면서 욕설을 하는 것을 두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두번째는, 갑자기 조용해졌다는 사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그렇다 치더라도 마치 메뚜기떼가 지나간 듯 수만명이 다녀간 후 갑자기  '깊은 산 속 옹달샘'이 되어 버렸습니다. 죽자고 달려들어 필자를 헐뜯고 특정인을 비방하던 이들은 다들 어디로 갔는지, 정적이 감돌아 허탈할 지경입니다.

  두 가지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익명으로 악플을 다는 대중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초등학생들 많다는 이야기는 초등학생을 모욕하는 것이다 싶을 정도로 가볍고 경박합니다. 자기 본명을 걸고 이야기하라 하면 1%도 나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음은, 어떤 조직이 움직인다는 혐의를 갖게 했습니다. '알바'가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을 블로그를 운영한 이후 두번째로 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잊을 만 하면 댓글을 올렸던 대신, 이번에는 속전속결로 덤벼들면서 다른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차단하거나,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갔습니다. 많은 사람이 옳다고 하면 그른 것도 옳게 되는 수가 간혹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게들 믿지 않으면 저렇게들 떠들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문제가 불거진 후, 텔레비전에 나온 일부 동료 연예인들이 문제의 인물을 두둔하는 광경이 참 볼썽 사나웠는데, 이번의 악플들도 그 연장 선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제는 악플에 대해 무감합니다. 그저 웃고 맙니다. 내 블로그에 들어와 떠들어댄다고 하지만 나와는 관련없는 이야기이니, 신경쓸 필요가 없겠지요. 의견이 다른 것을 경청할 만하지만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