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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내 기자 스승 안병찬 "기자는 왜 기자인가, 어떻게 기자여야 하는가" *아래의 글은 2016년 여름에 나온 졸저 『딸깍, 열어주다』(강)에 수록된 내용이다. 그는 철저한 현장주의 기자, 엄혹한 트레이너였다 ‘안깡.’ 지금까지 수많은 별명을 들어보았지만 이만큼 강렬하고 독창적인 것은 없었다. 간결하고 명료하고 발음도 똑 떨어진다. 별명의 주인을 떠올리면 순도 100퍼센트이다. 두 글자에 성격, 습성, 말투, 이력, 이미지 등 주인공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다. 긍정적, 부정적 느낌도 적절하게 섞여 있으니, 그분을 아는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그리 부른다. 그분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말이다. ‘별명의 전당’이 있다면 최고 자리에 놓일 작품이다. 얼마 전 내 또래 옛 동료가 그분 앞에서 “안깡께서~”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내놓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나는 놀랐다.. 더보기
친일파와 빨갱이, 누가 더 나쁜 놈일까 어제 어느 인기 블로그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나보다 조금 더 들어 보이는 중년 남성 두 사람이 백주대낮에 대학 정문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영상을 보았다. 처음 만난 듯 보이는 두 사람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속설을 신봉하는 듯 상대방의 말에는 요지부동, 오로지 자기 말만 늘어놓았다. 그 말에는 원색적인 육두문자가 섞여 있었다. 생명부지의 두 사람, 각기 한 가정의 가장이요 자식을 키울 법한 두 사람이 벌건 대낮에 장터 투전판도 아닌 대학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우습고, 또 한편으로는 슬퍼 보였다. 블랙코미디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보였는데, 두 사람을 뜯어 말리던 사람이 친일파 편을 드는 사람을 보고 진짜 이렇게 말했다. "왜 자꾸 이래요? 지금 1박2일 찍어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