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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동유럽 여행 : 도시들 3 처음에는 프라하, 비엔나, 부다페스트 세 도시에만 가려 했었다.어느 사이트에서 보니 프라하에서자동차를 빌려서 체스키 크롬로프와할슈타트를 경유해 비엔나로 들어가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도시 간의 거리를 보고 선뜻 결정했다.멀어야 300km 정도. 토론토에서 뉴욕을 자동차로 자주 갔던 터라몇 시간 운전은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체코 플젠에서 필스너 맥주공장을 투어하려 했으나오후 1시가 가장 빠른 시간이었다.예약을 미리 하는 바람에 괜히 돈만 날렸다. 프라하에서 자동차를 빌렸다.폭스바겐 골프.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이 차를 타고 움직인 나흘이었다. 체스키 크롬노프에서 1박하고오스트리아 할슈타트로 바로 넘어갔다. 오스트리아 서쪽에 있는 작은 도시할슈타튼는 과연 명성 그대로 예뻤다.호수의 나라 캐나다.. 더보기
동유럽 여행 : 도시들(1) 11월에 함께 가기로 했던분한테 사정이 생겨서 갑자기 만들어진 여행이었다. 어찌하다 보니 날짜도 예정보다 늘어난 13일. 이왕 가는 거니까조금 무리해서 만든 일정이었다. 급하게 하면 어떻게든 댓가를 치러야 하는것이 세상사. 이번 참에 단독 여행을경험이나 해보자 하고 밀어붙였더니 비행기든 숙박이든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직항은 매진. 바르샤바를 거쳐프라하를 들어가는데도 가격은 훨씬 비쌌다. 출발이 지연되어 다음 비행기를 노칠까 봐노심초사. 그러나 이상하게도 기장이 비행기를빨리 몰았다. 시간에 간신히 맞출 수 있었는데,더 좋았던 것은 폴란드 항공의 서비스.비행기는 새 것이었고, 기내 서비스도 훌륭했다.좋아하는 폴리쉬 맥주를 무한대 공급.언어와 영화 서비스는 얼마나 좋은지한국 영화에 한글까지 있었다. 후진 영화.. 더보기
기형도 시인 '동생' 유재복 시인 기형도 시인과 관련한 일로재작년에 한국에 갔었다.유재복 시인을 그때 처음 만났다. 기형도 시인이 내 형의 대학 친구여서형들이 대학 1학년 때이던 1979년,그러니까 내가 고교 1학년 때부터나는 형들과 어울렸다.어울렸다기보다는, 한 방에서 뒹굴었다.거의 매일.형과 함께 쓰던 방에 날이면 날마다그 문학회 사람들이 놀러왔으니까.그래서 기형도 시인의 대학 서클 선후배는아래 위 5년 정도까지 웬만하면 다 안다.직접은 몰라도 이름은 안다. 누구 글은 어떻고 저떻고 하며엄청나게들 떠들어댔으니까. 형도 형은 중앙고 절친들까지 우리 집에 데려와서 같이 놀았다.그래서 알게 되거나 나도 친하게 된 이들이 병준 형, 상현 형 이런 사람들이다. 형도 형이 죽고, 내가 기자가 되어서는,그가 몸담았던 신문사 사람들을 알게 되.. 더보기
요즘 우리나라가 참 안쓰러웠다 8년 전 캐나다 밴쿠버에서겨울철 올림픽이 열렸었다.비록 멀리 떨어진 토론토에 살고 있지만 나는 그 올림픽을 여러모로흥겹게 즐겼다. 토론토에서 훈련한 김연아가최상의 경기력으로 정상에 섰을 때는감격스러웠다. 게다가 캐나다 피겨 전설 브라이언 오서의 지도를받았으니 코리언캐네디언으로서더없이 뿌듯했다.두번째 기쁨은, 캐나다 하키의 남녀 동반 우승. 남자 하키의 황태자 시드니 크로스비가연장 결승골을 꽂아넣었을 때조용한 우리 동네에서도,우리 집에서도 함성이 일었다. 밴쿠버 올림픽은 차분하고 건실하게 진행되었다.폐막식도 소박했다. 돈을 많이들이지도 않은 것 같았고, 그저 있는 대로정성을 들이는 것이 캐나다스러웠다.그 단촐하고 캐나다다운 잔치가 보기에참 좋았다. 올림픽이 열리면, 개최국이 이렇게 조금은 들.. 더보기
하키 단일팀 구성의 핵심 문제였던 것 대학도 졸업하기 전에 결혼한 친구가 있었다. 복학생이었으나 결혼이 빨랐으니, 어른들 눈에는 신랑 친구들도 모두 '애들'처럼 보였을 것이다. 친구 한 명이 판소리로 축가를 불렀다. 춘향가 중 한 대목. 조금 길기는 했으나 부채까지 촤~악 펴가며 열심히 해서 보기에도 좋았다. 구글에서 빌려온 이미지 사진. 소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주례 목사가 찬물을 끼얹었다."그만 하세요."친구는 머쓱해져서 그냥내려올 수밖에 없었다.나는 목사가 무도·무례·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사랑의 기도를오래 오래 했다. 물론 나중에라도축가를 일방적으로 멈춘 데 대한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이후에도 나는 그와 비슷한 일을 몇번 겪었다. 매체에서 문화면 일을담당하면서. 주례 목사가자기 기도는 중요시하면서'젊은 애'가 하는 축가 따.. 더보기
맑은 글씨 예전, 대학의 서클실 책상에는 늘 공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어느 서클이고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공책은 만능 잡기장이었다.공지도 하고, 낙서도 하고,마음속 말도 쓰고,싸움도 하고, 요즘 말로 썸도 타고. 나는 그 공책에서 이런 내용을가장 좋아했다."학사로 술먹으러 간다.쓸쓸한 사람은 와라.""이대앞 000 시낭송회에 가니우제는 이 글 보면 와라.""이번 금요일 00여대와 공동합평회. 필참!" '언집' 혹은 '언설'이라는 이름이붙은 잡기장이었으니,거기에는 온갖 소리들이 난무했다.우리 서클은, 게다가 문학회여서모두들 강철 같은 '이빨'을 자랑했다.글로 서로를 물어뜯으며상처를 주고 받는 것은 예삿일. 모두가 예민하고 자존감 드높았으나그래도 그때는 피투성이가 되도록싸우고 상처를 주고 받아도요즘 페이.. 더보기
혼밥이 위험하다고? 캐나다에선 일상적으로 먹는데? 토론토로 살러와서 처음 가진 직업이 샌드위치숍 핼퍼였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철가방'. 철가방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나는 카터를 밀며 뛰어다녔다. 다운타운의 방송사와은행 사무실에 샌드위치와 커피를 배달해주었으니까. 배달이 끝나면,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싸서 파는 아주머니 4명을 뒤에서 도와주고, 설거지 하고, 청소하고, 야채 다듬고 하는 이른바 뒷일을 했다. 그 일을 하면서 받은두 가지 충격. 첫번째는 회의를 아침이나 점심시간에 자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이곳 회사들은 식사시간에 밥을 먹여 가며 회의를 했다. '공짜 밥 주니까 점심시간에 회의한다고 불평하지 마라' 이런 건가 싶었다. 은행 본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방송사, 신문사에서도 그랬다.여럿이 모여 바깥 식당으로 나가, 느긋하게 밥 먹고 때로는.. 더보기
커피 내리기, 새로운 방법을 찾다| 어제 LA에 사는 이형열 선생이 알려준 방법이다. 왜 지금까지 이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의구심을 가질 만큼쉬운 방법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주전자로 물을 살살 부어 내리는 드립 방식과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고 눌러서 커피 알갱이가 빠져나오지 않게 하는프랜치 프래스의 결합이다. 마실 분량의 커피를 갈아서 주전자든 어디든 이렇게 부어넣고. 동시에 이 커피양에 맞게 물을 끓인다. 끓인 물을 커피 가루가 들어 있는 주전자에 부어 2~3분 기다린다. 드립 커피를 만들 때처럼 드립퍼에 종이 깔때기를 넣고 커피물을 붓는다. 드림할 때처럼 살살 붓지 않아도 된다. 커피 가루는 이렇게 종이 깔때기에 남게 되고 커피 성분을 머금은 물은 드립퍼 아래 서브로 떨어진다. 이렇게 맑은 커피가 서브에. 컵에 따라 마시면 끝. 어제 이형.. 더보기
한국 청년들이 운영하는 토론토 유명 커피점 몇달 전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어떤 분이 내게 커피 한 봉다리를 사다주었다."요즘 뜨는 곳이래." 바로 내려서 맛을 보니, 중간 볶기여서 시큼했지만 맛이 범상치 않았다. 며칠 지나 딸이 말했다."아빠, 애글린턴에 좋은 커피점이 있는데 한국 사람이 주인이래." 급관심. 찾아보니 바로 나왔다. 드멜로. http://hellodemello.net/contact/내가 받은 커피와 이름이 똑같은 집이었다. 신기했다. 그러던 중에 페이스북에서 친구신청을 받았다.노주희라는 분. 더 신기하게도 내가 궁금해 하던 바로 그 커피점의 로스터라고 했다. 많이 궁금했다. 어떤 커피점이길래 나한테까지 소문이 들릴 정도로 잘 할까, 노주희씨는 어떤 연유로 그곳에서 로스터로 일할까. 딸한테서 브런치를 대접받은 '아버지 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