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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타블로 물어뜯기, 이제 그만 좀 해라


지난번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 악플이 또 많이 달리는군요. 비방하든, 비판하든, 욕을 하든 실명을 남들이 알게끔 공개(요즘 말로 '인증')한 후에 한다면 귀한 의견으로 경청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배설물 혹은 쓰레기로 알겠습니다. 

*오늘 알아보니, 북미 지역의 대학들은 특정인의 졸업 여부를 전화로 문의해 오는 이들에게 Yes와 No 대답은 해준다고 합니다. 타블로의 졸업 여부가 그렇게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을 쓸 시간에, 스탠포드 대학에 직접 전화해 확인해 보기 바랍니다. 의혹을 가진 개개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터에, 굳이 의혹을 다른 곳에서 제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어느 사이트에서 아주 무시무시한 글을 보았습니다. 무려 10만명의 한국 사람들이 타블로라는 젊은 가수 한 명을 놓고 '진실을 규명한다'는 명목으로 그를 공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10만명이 무서운 이유는 얼굴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면을 쓴 까닭에 무슨 소리든 떠들 수 있습니다. 그건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타블로 같은 당사자에게는 '악마의 소리'로 들리지 싶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의심하는 학력에 대해, 당사자가 증거로 무엇을 들이대도 믿지 않습니다. 해당 대학에서 "한국에서 가수 타블로로 활동중인 그는 우리 졸업생 맞다"고 하는데도 믿지 않습니다.  아마도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을 모두 데려가 공부하는 장면을 보여줘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믿지 않으려고 작정한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증거물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캐나다 시민권에 적힌 것으로 '이름'에 대한 이들의 의혹을 해소시키면, 이들은 또 다른 것을 "못 믿겠다"며 들이댈 것입니다. 

  그들이 제기하는 의혹이라는 것은, 타블로의 형에게로 옮겨갔고, 급기야 그의 아버지에게도 불똥이 튀어 어느날 수십년 전에 찍은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앨범 사진이 공개된 것도 보았습니다. 

    타블로에 대한 공격의 내용을 한 마디로 규정하자면 '질투'로 보입니다. 그 질투에는 여러 무늬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을 나온 젊은이가 △ 작곡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한다 △인기도 얻었다 △군대도 안갔다 △예쁜 배우와 결혼도 했다 △아이도 얻었다 △너무 행복해 한다….

  외국에 사는 나는, 타블로를 비롯한 몇몇 외국 출신 한국 연예인에 대한 공격을 보면서 무시무시한 '전조'를 느끼게 됩니다. 외국에 살다 들어간, 한국에서 성공한(특히 눈에 잘 띄는 연예인으로) 1.5세와 2세에 대한 적대감.

  유승준은 아예 입국을 못하고 있고, 박재범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쫓겨났다가 우여곡절 끝에 컴백했습니다. 이제는 타블로입니다. 타블로에 대한 공격이 언제 멈출지 모르겠으나, 인터넷 이리떼들은 물어뜯을 다음 표적을 찾아 개떼처럼 몰려다닐 것입니다. 

  질투는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고 합니다. 그 질투에 더해, 10만명이라는 숫자는 타블로를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로 작동합니다. 그들은 주장합니다. "왜 10만명씩이나 모였겠는가."

  10만명이 아니라 100만, 천만명이 한 목소리를 낸다 하더라도 사실이 아니면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숫자가 마치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증명이라도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설사 타블로가 저들의 주장대로 가짜 학력을 진짜인 양 내세웠다 하더라도,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을 향해 죽으라 하고 욕설을 퍼부을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한국에는 옐로우 찌라시들이 언제적부터 그렇게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는지, 인터넷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론지라는 것들은 힘을 잃거나 사라진 지 오래인 듯 보입니다. 사람이 공개적으로 왕따당하고 그 인격이 백주대낮에 살해 당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시원한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옐로우 찌라시들에게는 저 10만이 그들을 먹여살리는 대군입니다. 절대 놓쳐서는 안될  황금어장이고, 그 어장은 절대적으로 떠받들며 더 키워야 할 존재입니다.  하여 저들이 뱉어내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인터넷에 '뉴스'라고 옮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자극적일수록 좋은 뉴스라 믿습니다. 10만 대군을 감동시키는 것은 바로 매체의 영향력, 곧 돈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인터넷 루머와 왕따는 최진실이라는 당대의 톱스타를 잡아먹었습니다. 그러고도 아직 정신들을 차리지 못한 모양입니다.

  타블로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합니다. 무엇을 내놓아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판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입니다. 10만명이 모여 한 사람을 '따'시키고 있는 모습이, 멀리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데, 한국에 사는 '왕따'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