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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8년 만에 피운 담배, 그 치명적 유혹에서 다시 벗어나다

 

  
  2001년 2월에 담배를 끊었으니, 8년 하고도 꼭 6개월 만입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따라 한 두대 피고, 골프 치러 갔다가 한 두대 피고 하던 담배에 그만 빠져들었습니다. 2개월 전의 일입니다.

  물론 지금은 빠져나왔으나 흡연이라는 수렁에 빠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간적이고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이어서 치명적입니다. 그 순간과 치명이 지속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흡연이라는 치명적 유혹에서 벗어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선, 내 몸 속의 '누가' 담배를 좋아하는가. 담배를 좋아하는 것은 내 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몸이 아니라 '니코틴에 중독된 몸'이 니코틴을 찾고 있었습니다. 니코틴을 채워주지 않으면 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불안했습니다. 담배가 마약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징표가 바로 이같은 몸떨림입니다.

   과거, 담배를 끊겠다고 했을 때 어느 후배는 말했습니다.

   "몸이 되는데 왜 끊어요?"

   담배는 마약이고, 그것도 합법인데 그 좋은 것을 왜 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말이 됩니다.

   문제는 마약이 마약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루에 딱 2개만 필 수 있다면, 하여 마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만 있다면 그 좋은 담배를 피겠습니다. 그런데 몸에 니코틴이 어느 정도 채워진 상태에서는 마약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마약이 마약이 아닌데, 마약으로서의 효과도 별로 없는데, 자꾸 담배에 습관적으로 손이 갑니다. 니코틴에 중독된 몸이 부르는 마약이 아니라, 담배에 습관적으로 손이 가다보니, 마약 효과는 전혀 없고 그저 혀와 입안, 그리고 목에 이상이 생깁니다. 더 많이 피면 허파도 가끔 뜨끔뜨끔합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아침에 일어날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불쾌감입니다.

  과거 한국에서는 남자가 어른이 되는 가장 유력한 통과의례가 바로 흡연이었습니다. 몸이 받지 않는 사람을 빼고 어른이 되면서 담배를 피지 않는 남자는 없었습니다. 담배를 피지 못할 곳도 없었습니다. 고속버스 안에서도 피웠고 좌석버스에서도 피웠습니다. 병원은 물론이고 농구와 아이스하키 경기장 내에서도 피웠습니다. 강의실에서도 피고 집안에서도 물론 피웠습니다.

 담배로부터 마약 효과만 누릴 수 있다면, 하루에 딱 2개만 지금이라도 피겠습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담배라는 마약은 보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2개를 피지 못하니 바로 그게 딜레머입니다. 2개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지만 2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치명적입니다.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유혹이지만 그것은 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유혹입니다. 2개만 피울 자신이 도저히 없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면 두번째 끊기는 첫번째보다 10배는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그렇다는 것입니다. 금단증상이 심하여 대마초보다 더 끊기 어렵다는 담배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 그렇게 어렵지 않은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 호를 기대하시라! 지금 가게에 일하러 나가야 합니다.